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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벨 독서 퀴즈대회 개선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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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벨 독서 퀴즈대회 개선책
  • 의약뉴스
  • 승인 2007.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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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남부교육청에서 실시하는 독서퀴즈대회가 금년에도 세 번째 막을 올렸다.

관내 초등학교 3, 4학년 대표 110명이 참가한 중학년부 대회는 11월 4일 오후2시, 신흥초등학교 강당에서 열렸다.

초등학교 1학년 당시 1회 대회에 학교 대표로 참가한 막내딸은 최종 십 여 명의 대열에 잔류하다가 탈락하여 우수상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 날, 눈이 퉁퉁 부은 채 대회장 밖으로 밀려나오는 딸의 모습을 바라보는 부모의 가슴은 눈물로 홍수를 이뤄야 했다. 몇 시간의 행사를 위해 그 동안 엄마와 딸이 쏟아 부은 노력은 차라리 고행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렸기 때문이다.

다행히 눈만 뜨면 책을 들고 있는 딸아이는 좌절하지 않고 평상으로 돌아와 지난 해 2회 대회에서는 저학년부 1등의 영예를 차지했다.

금년 3회 대회에서는 최종 3명의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오답 판정과 대회 진행’으로 인해 탈락했다.

독서퀴즈 선정 도서의 하나인 ‘김정희의 한국을 빛낸 탐험가’ 19쪽에는 '우산국을 정복한 이사부'가 실려 있다. 이 글의 주제는 울릉도에 딸린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심어주는 내용이다.

최근 우리의 역사를 자신의 것으로 조작하는 중국 정부의 작태에 대응해 우리의 소중한 유산을 보존해야 하다는 사명감을 어린 학생들에게 심어주어야 하는 시기적절한 문제이다.

이 책의 19쪽에는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백 리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그 누가 자기네 땅이라 우겨도 독도는 우리 땅, 지증왕 13년 섬나라 우산국--- 신라장군 이사부 지하에서 웃는다. 독도는 우리 땅---"이 실려 있다.

여기서 우산국을 정벌한 이사부가 지하에서 웃는 이유는 울릉도에 딸린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 우기기 때문이다.

또한 19쪽 밑에서 두 번째 줄에는, "일본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울릉도에 딸린 섬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가끔 우기고 있지요. 이런 억지를 빗대어 만든 노래가 <독도는 우리 땅>입니다."라는 내용이 실려 있다. 또한 20 쪽에 실린 그림에도 울릉도와 독도가 형제처럼 나란히 그려져 있다.

그렇다면 "( ) 는 우산국이라고 부르지요."라는 문제의 정답은 "울릉도"와 함께 더 깊이 생각한 학생은 "울릉도와 독도"라고 적을 수 있다. 분명히 19쪽에 "울릉도에 딸린 섬 독도"라는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울릉도와 독도’라는 답은 진행위원간의 어떤 상의나 해당 도서를 들춰보는 절차조차 생략한 채 가차 없이 오답으로 단정 지었다.

이런 문제점을 피하기 위해 문제 선정에 좀더 신경을 기울였다면 차라리 "울릉도의 옛 이름은?"이라는 문제가 더 적합했을 것이다.

결국 ‘울릉도와 독도’라고 적은 딸아이는 이 문제에서 탈락되었고, "울릉도"라고 적어 통과한 4학년 학생 두 명이 모두 틀린 다음 번 음악 문제 정답을 맞히고도 골든 벨을 울리지 못했다.

게다가 4학년 두 학생이 음악 문제를 맞히지 못하자 무효로 하고 다른 문제를 새로 출제하는 특혜 방식도 이해할 수 없다.

두 명 모두 탈락시키고 막을 내리든가, 후반부에 탈락하여 대기석에 자리 잡고 있는 우수 및 장려 수상자들에게 패자 부활전 기회를 동등하게 부여하는 것이 형평성에 어울릴 것이다.

사실 그동안 독서 퀴즈를 준비하면서 답답한 점도 많았다. 퀴즈 대상으로 선정된 도서를 서점에서 구할 수가 없어 학교에 있는 책과 CD를 복사해야 했고, 끝내 구하지 못한 A 서적은 출판사에 확인한 결과 이미 13년 전에 절판되었고, B 서적은 3년 전에 절판되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한 사건을 놓고 책마다 왕조 시대 기록이 달라 저자와 통화를 하자 ‘자신도 정확히 모르겠다!’고 실토한 경우도 있었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남부교육청은 앞으로 교재 선정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우려야 한다.

‘책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아이지만 눈물을 훔치며 대회장을 나서는 모습이 안쓰러워 내년엔 학교대표로 뽑히더라도 절대로 내보내지 않겠다’던 한 학부모의 표정이 가을낙엽만큼 쓸쓸해 보인다.

어린이들에게 독서를 권장해야 하는 퀴즈 대회 행사가 오히려 학부모와 자녀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안겨주어 책을 멀리하는 과오를 범하지 않도록 골든벨 방식은 개선되어야 한다.

학교 대표라는 중책 감으로 마음을 졸이며 쌓아 온 몇 달 동안의 준비를 채 쏟아 놓기도 전에 한 두 문제 놓쳤다 하여 퇴장 당하는 현재의 골든 벨 방식 보다 선정 도서 전반에 걸쳐 필답고사로 우열을 가리는 편이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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