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위원들은 남동구지사가 경인지역본부 1군 21개 지사 중 고객 만족도, 보험료 징수율 제고 등 5개 부문의 경영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데 대해 노고를 치하하며 축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보험재정 적자를 막기 위한 방안 중 하나인 보험증 부정사용 방지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보험 미가입자의 보험증 부정사용을 막기 위해 진료 시 보험증을 제시토록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의료계는 환자의 불편과 거부반응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료보험 초창기에는 보험증 제시를 당연시 했으나 정부는 국민 편의를 위한다며 주민등록번호만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 타인의 신분을 도용해도 대책이 없게 되었다.
보험 미가입자의 건강 보험증 부정사용 액수는 해마다 1.5배씩 증가해 2010년도에 밝혀진 것만 해도 8억여 원에 이른다고 한다.
보험료를 미납해 자격을 상실한 환자가 집에서 멀리 떨어진 의원을 방문해 전처럼 친구의 주민등록 번호를 도용해 진료를 받았다.
하필이면 친구는 전날 외국으로 여행을 떠난 후여서 애꿎은 보험증 주인인 친구와 의원과 약국이 허위 청구로 피해를 당해야 했다.
보험증 부정 대여로 인생이 얽힌 경우도 있다. A씨는 형의 건강보험증으로 고혈압 진단을 받은 후 처방약을 복용하고 있다.
부정 대여를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형은 고혈압 진료 내역이 있으면 사보험에서 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모든 사실을 자진 신고했다.
건강보험 자격이 없던 중국동포 B씨는 한국인 동서의 건강보험증으로 골절 상해를 치료받았다. 이 사실은 다른 사건과 연관해 경찰 조사를 받던 중 확인되어 불구속 입건되었다.
불면증으로 향정신성 수면제를 처방받아 복용해 오던 C씨는 약물에 중독되어 더 많은 량이 필요하자 친구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의원에서 처방을 받았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친구는 향정신성 수면제가 마약류에 속하고 정신병력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자진 신고하며 자신의 개인급여 내역을 삭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건강보험증의 도용으로 미혼녀가 출산 경력자가 되는 극적인 경우도 있다. 이처럼 건강보험증의 부정사용은 중증(암)질환·정신병력 등 타인의 병력이 기재되어 자신의 질병에 대한 정확한 처치와 처방, 시술을 할 수 없어 의료사고를 초래할 수 있고, 보험사기, 병역면탈, 장애등급 판정 등의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
건강보험료 납부의 의무를 준수하지 않은 자, 주민등록 말소자, 국적상실자, 불법체류 외국인 등의 의료비를 국민들이 떠맡게 되어 보험료를 인상시키는 요인이 되므로 우리 스스로 불법 대여를 금하고 부정사용을 감시해야 한다.
4월부터는 전국의 각 병·의원과 약국에서 DUR (Drug Utilization Review 약물사용평가) 제도가 시행된다.
지금까지는 환자가 여러 병·의원과 약국을 방문할 경우 현재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는 모든 약을 알지 못한 채 새로운 처방을 발급하고 조제할 수밖에 없었지만 앞으로는 환자의 정보를 공유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혈압이나 당뇨약을 장기 처방받아 복용하던 환자가 중간에 약을 남겨둔 채 다른 의원의 처방으로 조제하려 할 때, 처방받아 복용하던 감기약이 효과가 없다며 다른 의원의 처방으로 조제하려 할 때 DUR 은 현재 동일 성분의 처방약 몇 일분이 남아있다는 ‘중복 처방’ 정보를 알려주어 국민건강보험 재정 적자 해소에도 큰 도움을 준다.
환자가 정확히 하루 한 알만 복용해야 될 약물을 이미 다른 처방전으로 복용하고 있는 중에 또 다른 의원과 약국을 찾아가 처방전을 받으려 할 때 병용하면 생명이 위험하다는 복약지도를 해 줄 수도 있다.
A 약과 B 약 두 종류를 동시에 병용하면 약효가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일어나는 ‘병용금기’ 약품이 처방전에 동시에 등재되어 있을 때 이를 체크해 처방전을 수정토록 하는 역할도 한다.
이처럼 의약품의 처방·조제 시 안전성에 관련한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여 환자에게 안전하고 적정한 의약품을 복용할 수 있도록 하고, 중복 처방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적자를 방지하는 의약품처방조제지원 서비스가 바로 DUR 제도이다.
그러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다. 의·약사 뿐 아니라 환자와 가족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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