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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정치는 구분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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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정치는 구분돼야
  • 의약뉴스
  • 승인 2011.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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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이명박 대통령 부부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43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모습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이 자리에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기독교계 지도자들이 참석했으며 이 대통령은 “한국 교회가 사회적 갈등의 매듭을 풀고 국민통합을 이뤄내는 가교가 되기를 소망한다” 고 인사했다.

기도회가 끝날 무렵, 길자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은 “무릎을 꿇고 통성기도를 하자!”는 즉흥적인 제안을 했다.

원탁 테이블 주변의 의자에 품위를 갖추고 좌정해 있던 분들은 신발을 신고 다녀 결코 위생적일 수 없는 카페트 위에 무릎을 꿇었다.

식순에 이런 이벤트가 있다고 사전에 통보해 주었더라면 참석자들이 각자 깔개라도 준비했을 것이다.

하지만 주최 측은 이명박 장로가 아닌 대통령을 초청해 놓고 청와대 의전 담당과 사전 논의조차 없이 즉흥 이벤트를 벌였다.

국가 조찬기도회 이래 처음 일어난 상상도 못한 해프닝이기에 대통령 부부도 얼떨결에 분위기에 동참해야 했다.

이런 대통령의 모습에 국민들이 황당해 하는 반면에 기독교 관련 모 교수는 “국가조찬기도회는 대통령을 위해 만든 단체가 아니라 각계 지도자들이 국가를 위해 만든 모임이기에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보다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기독교 장로이기 전에 모든 종교를 어우러야 할 국가의 지도자이며 국민의 대표이기에 사찰에서는 승려와 불자, 성당에서는 신부·신도와 동화해야 하고 기독교에만 편파적이어서도 안 된다.

기독교가 아닌 타 종교와 대통령의 갈등으로 인한 불협화음은 국민화합과 국익에 득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비록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 기독교인들의 지원이 컸겠지만 공인이 된 이상 기독교의 틀 안에 속박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의 기독교를 대표할만한 모(某) 목사는 외교의 수단으로 간혹 이용하고 있는 이 대통령의 폭탄주에 대해 경고했다고 한다. 하지만 성경에 술을 금지하는 구절이 어디 있는가.

기독교만이 진정한 종교이고, 나의 사상과 주장만이 최상의 정의라는 독선과 아집은 국민들로 하여금 기독교에 등을 돌리게 할 뿐이다.

2007년, 정부가 여행을 규제한 아프가니스탄에 순교(?)의 각오로 입국했다가 23명이 텔레반에게 피랍당해 온 국민들을 불안과 분노에 떨게 한 ‘샘물교회 선교단’ 사건이 있었다.

그 충격이 채 지워지기도 전에 피해자의 한 유족은 정부가 재외국민 보호의무를 제대로 못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3억 5천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까지 벌였다고 한다.

수만 명이 사망하고 수십만 명이 피해를 당한 일본의 지진과 ‘쓰나미’는 자연의 대 재앙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하나님을 멀리 하고 우상숭배, 무신론, 물질주의로 나갔기 때문에 하나님이 경고한 것”이란 망언을 서슴지 않은 목사도 있었다.

“정부가 이슬람 지하자금을 받기 위해 추진하는 이슬람 채권법(수쿠크 법)의 입법화를 중단하지 않으면 대통령 하야운동을 벌이겠다.”고 협박하는 목사도 있다.

수쿠크(SUKUK) 법이란 이슬람의 율법인 코란의 원칙에 따라 이자를 받지 않는 대신 편법으로 그에 상응하는 돈을 받는 이슬람 금융 방식으로 우리 정부가 추진한 방식은 ‘이자라’와 ‘무라바하(상품의 외상거래)’ 두 가지 형태이다.

‘이자라’ 방식은 빌린 돈의 가격에 상당한 건물이나 토지의 명의를 이슬람에 넘겨주고 그 부동산에서 나오는 임대료를 이자 대신 이슬람에게 건네주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 세법에서는 부동산 소유권 이전 시 취득세와 등록세, 양도소득세, 부가가치세 등이 부과되는데 반해 ‘수쿠크 법’에서는 부동산 소유권 이전을 채권 거래로 간주해 각종 세금을 면제해주는 특혜가 있다.

이슬람 채권법(수쿠크 법)을 반대하는 이유가 이런 문제점 때문이 아니라 그 대상이 이슬람교이기 때문이라면 종교의 자유 원칙에도 위배된다.

기독교가 인정을 받으려면 독선과 아집을 버리고 타 종교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기독교 지도자들이 국민의 신망을 받으려면 먼저 대통령의 권위를 존중하고 정치에 간섭을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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