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존치 결정으로 소래포구와 일대 주민들은 소래철교를 찾는 관광객이 다시 늘어나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남동구 논현동 주민 센터는 최근 지역 애향심을 고취하고 소래지역을 찾는 방문객에게 혼잡한 도로를 안내할 수 있도록 가로 3.5 미터, 세로 1.2 미터 규모의 황포돛배를 설치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노력도 소래포구 상인들이 소래포구를 사랑하지 않는 한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며칠 전 저녁 무렵, 오랜만에 소래포구를 찾았다.
포구의 운치를 감상하며 식사를 하기 위해 바다와 가장 가까운 횟집을 찾아 차를 모는 도중 호객행위를 하는 상인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상가 끝에 위치한 횟집 앞에 차를 세운 후 2층에 올라가면 포구의 전망을 볼 수 있느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창가에 자리를 잡고 사방을 살폈으나 갈매기와 어선은 보이지 않고 주차장과 노점만이 시야에 가득할 뿐이다.
9만 원짜리 우럭을 주문했다가 10만 원 짜리 모둠회가 낫다고 권하기에 주문했더니 종이처럼 얇게 썬 회 몇 점으로 접시를 장식해 혼자 먹기에도 부족한 양이다.
게다가 상위에 차려진 밑반찬은 신선감이 없고 꿈틀거려야 할 낚지 발은 미동조차 없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상추쌈을 싸먹던 아내가 상추를 펼치다가 진딧물 덩어리를 보고 소스라친다. 진딧물과 기생충으로 범벅이 된 상추를 삼켰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속이 울렁이며 구토증이 몰려왔다.
바쁜 일요일이어서 일손이 딸렸겠지만 그렇다고 세척도 제대로 하지 않은 위생불량 상추를 내놓다니 어이가 없었다.
울분을 삭이며 겨우 식사를 마친 후 주인에게 항의를 했더니 대답이 가관이다.
전어는 미리 썰어놓아 신선감이 없어 보이는 것이고, 낚지는 찬물에 담가 놓아 꿈틀거리지 않는 것이며, 회는 미리 두껍게 썰어 달라고 주문하지 않아 얇게 썰었단다.
남동구 구민이기에 월미도와 연안부두를 제쳐놓고 큰맘 먹고 가족과 함께 소래포구를 찾았는데 이런 식으로 손님을 맞는다면 누가 두 번 다시 이곳을 방문하겠는가.
오래 전, 군산항을 방문해 수산물을 구입한 후 집으로 탁송시킨 적이 있었다. 배달된 포장을 열어보니 4마리가 아닌 3마리뿐이어서 두 번 다시 군산항을 찾지 않겠다며 불쾌한 감정을 달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국문인협회 기관지인 월간문학 출신 수필가들을 월미도로 초청했다가 호객행위로 낭패를 본 적도 있었다.
사전에 모임 장소를 답사한 후 예약까지 해 놓았으나 엉뚱한 회집 주인이 목적지를 찾아가는 일행의 차를 막아선 후 더 나갈 수 없는 막다른 골목이라며 자신의 식당으로 안내했다.
힘들게 찾아 온 손님들에게 내가 기다리고 있는 회집으로 다시 찾아오라고 할 수 없어 주인에게 양해를 구한 후 호객행위를 한 식당으로 갔더니 비좁고 지저분한 그곳엔 우리일행처럼 유인을 당한 관광객들로 가득했다.
월미도뿐 아니라 인천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상행위이기에 지역 일간지에 칼럼을 기고했지만 두 번 다시 그 근처에는 발을 딛지 않아 개선되었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그동안 남동구는 소래포구를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명소로 만들고 소래포구축제를 문화관광부 공식 인정 행사로 승화시키기 위해 물심양면의 투자를 해 왔다. 구민들 역시 축제 때마다 일심동체가 되어 희생을 감수해 왔다.
그러나 소래포구 상인들을 위한 행사에 제삼자인 구민들이 언제까지 들러리 역할을 해야 하느냐는 불만 여론도 적지 않다.
수년 전 소래포구 축제 때, 모 TV 방송 뉴스엔 개막식 보도가 아닌 행사장 내 상인들의 부도덕한 상행위가 화면을 장식해 남동구 주민으로 써 얼굴이 화끈한 적이 있었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는 속담이 있다. 소래포구의 이미지는 물론 남동구의 명예에 먹칠을 하는 바가지 행위 등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관광객들은 하나 둘, 소래포구에 등을 돌린다는 사실을 소래포구 상인들은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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