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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금양호 선원의 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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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금양호 선원의 예우
  • 의약뉴스
  • 승인 2010.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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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6일 밤 9시 반 경에 일어난 천안호 침몰 사건 이후 전국은 침울한 분위기에 잠겨 있다.

모든 언론과 방송은 앞 다투어 두 동강 난 함정의 예인과정을 중계하고 불귀의 객이 된 장병들의 신원이 확인될 때마다 속보를 내보냈다.

40명의 희생자들은 시신이 확인되었지만 불행하게도 6명은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채 장례를 치러야 한다.

생사를 확인하지 못하는 가족들이 또 있다. 천안함 수색작업에 참여했던 98금양호 선원 9명 중 시신이 확인된 2명 외 나머지 7명의 실종자들이다.

98금양호는 97금양호와 그물을 연결해 고기를 잡는 100톤에 불과한 쌍끌이 어선이다. 하지만 금양호는 고기가 아닌 실종된 수병들의 시신을 찾기 위해 백령도 앞바다로 출항했다가 귀항도중 캄보디아 국적의 화물선에 받혀 침몰되고 말았다.

백령도와 대청도 앞바다는 예부터 물살이 세고 파도가 높아 험난한 항로로 알려져 있다. 효녀 심청이의 전설은 중국 상인들이 백령도 앞바다를 무사히 항해하기 위해 인당수에서 용왕신에게 처녀를 제물을 바친 내용이다.

이런 거친 물살에서는 쌍끌이 어선이 조업을 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당국은 무리하게 시신 수색작업에 참여시켰다고 한다.

아마도 오리무종이었던 천안함 함미의 침몰 위치를 찾아낸 것이 민간 어선이었기 때문에 시신 수색도 쌍끌이 어선에 기대를 했는지도 모른다.

98금양호에는 12배나 큰 군함인 천안함에도 없는 ‘침몰된 선체의 위치를 밝혀주는 조난위치 자동발신 장치’가 있어 침몰 사실을 즉시 알릴 수 있었고 사고 직후 도주하는 가해 화물선을 나포하게 했다.

이번 사건에서 민간 어선의 역할이 작지 않았지만 한밤중 휴식 시간에 예상도 못한 공격을 당해 사망한 군인과 그들의 시신 수색 작업에 참여했다 귀항 중 충돌 사고로 사망한 어부들의 예우는 천지 차이다.

지난 19일, 이명박 대통령은 특별 담화문을 발표하는 중에 사망한 병사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눈시울을 적셨으며, 정부는 제2연평해전에서 북한과 해상 전투를 벌이다가 침몰한 참수리호 장병들과 같은 전사자 예우를 하기로 했다.

또한 침몰된 함미를 수색하다가 숨진 한준호 준위에 대해 정부는 충무무공훈장을 추서했으며 최대의 예우로 거행된 영결식은 생중계 되었다.

그러나 KBS가 순직 장병을 위한 성금을 모금하고, 일계급 특진과 훈장 추서, 5일간의 해군장으로 영결식을 치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금양호 어선의 두 시신이 안치된 빈소는 쓸쓸하고 초라했다.

실종자 가족들에게 해주는 브리핑도 한 쪽은 방송이 보도한 반면에 98금양호는 이메일로 대체했으며, 얼마 전에 치른 사망 선원의 장례식 비용은 국가가 아닌 인천시에서 부담했다고 한다.

금양호 실종자 가족들은 생업을 포기한 채 빈소를 지키며 근처 모텔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으며 ‘진상 조사단 구성, 선체 인양, 의사자 인정’을 요구하고 있다.

설사 당국이 수색을 의뢰하지 않고 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가 사망했다 하더라도 당국은 희생된 어부와 유족들에게 적절한 대책을 세워주어야 한다. 이래가지고야 어떻게 국가와 이웃을 위해 살신성인할 의욕이 생기겠는가.

꽃다운 청춘에 순직한 장병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해군장으로 치르는 5일간을 전국민 애도기간으로 정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국가에 바친 고인과 진자리 마른자리 가려 키운 자식을 가슴에 묻은 부모와 유족들을 위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생명은 소중하며 국가를 위해 바친 죽음은 모두가 값진 희생이기에 예우도 동등해야 한다.

천안호의 침몰 원인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 우리의 아들이며 형제자매들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침략자들에게는 어떤 묻지마식?퍼주기식 지원이든 금해야 하며 단호한 대응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한 대통령이 지적한 대로 우리 국군의 방어 체계와 정신자세에 문제점이 있다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재정비되어야 한다.

침몰 사건을 상부에 늑장 보고하고, 국민들이 가슴을 조이며 지켜보는데도 불구하고 수시로 말을 바꾸며 사실을 은폐하려한 행위는 고인을 욕되게 하는 것이기에 두 번 다시 있어선 안 될 것이다.





새터민과의 대화


수필가. 인천시약사회 의장 김 사 연


지난 4월 7일 정오, 민주평통 남동구협의회는 남동구 관내에 거주하는 새터민 대표들을 식당으로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2009년 말 현재 전국에는 18,009명의 북한 이탈 주민(여성 80%)이 입국했으며 인천지역에는 1,489명의 새터민들이 있다. 그중 2/3에 해당하는 1,002명이 남동구에 거주하고 있다.

그 외 지역의 분포도는 부평구(206명), 계양구(114명), 연수구(109명), 서구(25명), 남구(19명), 중구(9명), 동구(3명), 강화(2명) 순이다.

이날 만남은 민주평통 연수구협의회와 연수구 지역 새터민 간의 간담회가 있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남동구 지역 새터민 대표들이 민주평통 남동구협의회 사무실을 찾아와 건의함으로 써 이뤄졌다.

어느 곳에서든 삶을 영위하는데는 경제적인 뒷받침이 가장 우선이듯 새터민들이 털어 놓은 애로점 역시 경제 문제였다.

그들이 남한에서 받는 큰 혜택 중의 하나는 국민건강보험 제도인데 직장을 그만두거나 옮길 때 상실신고를 제때 해주지 않으면 공백 기간 동안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몸이 아파도 병?의원을 갈 수 없다고 호소했다.

취업난도 애로사항 중의 하나였다. 건강한 젊은이들은 그나마 취업을 할 수 있지만 노인들은 직장을 구할 수도, 노동을 할 체력도 불가능해 소일거리로 아르바이트라도 하고 싶지만 일정한 수입이 보장되면 생활보호대상에서 제외되는 제도가 불만이라고 했다.

이들은 열심히 일하려는 새터민 노인들을 격려해주지 못할망정 불이익을 주면 쓰겠냐며 동네 주변을 청소하는 노인 환경미화 도우미 활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건의했다.

개인 사정상 당분간 외국에 나가 생활하다가 귀국했다는 이유로 생활보호대상에서 제외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새터민의 사정도 전해 주었다.

직장에서 외국인 근로자보다도 못한 취급을 하는 동포들이 원망스럽다고 했다. 일부 기업주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은 저임금으로 고용할 수 있지만 새터민들은 고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반면에 능률이 떨어진다고 불평한다고 한다.

그러나 목숨을 걸고 탈북한 새터민들은 정신적인 안정을 되찾지 못한 채 생활 전선에 뛰어든 상황이며,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체제하 근로자들의 사고방식이 다르고, 작업 환경은 물론 공구의 이름조차 북한과 다르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자신들의 입장을 이해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남한 기업주의 80%가 탈북자를 거부하는 이유는 외국인들보다 한국말을 잘 알아듣고, 한국인의 심리와 약점을 잘 알고 있어 관계당국에 수시로 진정을 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평통 남동구협의회 이규연 회장은 ‘새터민 중 일부는 먹고 살만한데 왜 고생하며 기업을 경영하느냐?’고 반문하는 분이 있다며, 하지만 기업주는 자신의 부귀영화를 위해서가 아니라 직원과 가족의 생활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밤잠을 안자며 기업을 경영한다는 기업주의 입장을 설명했다.

일부 새터민 대표자들은 현재 만수사회복지관에서 사회봉사를 하고 있다며 봉사활동을 통해 남한 주민들과 교류를 하므로 써 사회 정착에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주?정차 단속법에도 할 말이 많았다. 북한에는 ‘관대 용서법’이 있어 몰라서 저지른 잘못은 세 번 정도 용서를 해주는데 남한은 인정사정없이 벌금 스티커를 발부한다고 불평했다.

새터민들은 음주운전이 나쁜 줄 알면서도 북한에서의 관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세 번 정도는 용서해줄 것으로 착각해 위법을 저지르고 있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새터민들은 남한 사회에 적응하는데 최소 5년이 소요된다며 이 기간 동안은 실수를 하더라도 정상을 참작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날 새터민회 송춘실 회장은 딸과의 탈북과정을 털어 놓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북한에서는 배가 고파 과일을 따먹은 주민을 돌팔매질로 냉혹하게 처벌하는 사람이 선교사라고 배웠는데 자신은 선교사의 도움을 받아 중국을 거쳐 탈북하면서 이 말이 거짓임을 확인하고 신앙을 갖게 된 사연을 털어 놓았다.

한 여성 새터민 대표자는 착하고 능력 있는 남한의 사위를 얻어 공경을 받으며 살고 있다고 자랑했다.

대표자 중 한 남성은 정착한지 얼마 안 되었지만 중고 자가용 승용차를 구입해 몰고 다닌다며 북한에 살고 있다면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새터민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언어와 외모가 같은 민족이면서 서로 색안경시하며 이질감을 느껴야 하는 현실이 가슴 아팠다.

남과 북의 민족이 상호 신뢰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촉매 역할을 해야 하는 조직이 바로 대통령 직속 자문기관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란 생각이 절실하다.

남북통일은 국가의 의지로 강행되기보다 남과 북의 민족이 원할 때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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