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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자전거 도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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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자전거 도로인가
  • 의약뉴스
  • 승인 2010.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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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는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전국네트워크 구축사업에 따라 인천 관통 자전거 도로를 착공한다고 한다.

공사비는 국가와 인천시가 각각 50%씩 부담하며 1단계는 송도3교-남구응암사거리 2.3km, 2단계는 응암사거리-인천역 7km이다.

자전거 도로는 시흥에서 강화도까지 이어지는 113km에 달하며 56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앞으로 10년간 계속될 예정이다.

그나마 교통체증을 피하기 위해 인도를 줄여 건설한다지만 관광 레저용도 산업용도 아닌 도대체 누구를 위한 자전거 도로인지 궁금하다.

도시축전 행사장에서 참석자들과 자전거 도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일부 교통정체 지역은 철거해야 한다고 강경하게 주장한 적이 있었다.

이것은 시민의 여론이며 지자체 선거와도 연관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줄 알았는데 모 인사는 오히려 유럽 선진국의 예를 들며 강행을 주장했다.

시민들이 차량 정체의 불편을 겪어야만 승용차를 두고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는 이론이었다.

그런 이론이 타당하다면 출퇴근시간에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경인고속도로를 왕복 한 차선씩 막아 자전거도로를 개설해야 한다.

차량 정체가 짜증스러우면 자전거를 타고 나와 고속도로에 줄지어 서있는 차량 옆을 보란 듯이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인천시는 의욕만 앞세운 행정편의주의에서 한발 물러나 남동구 구월동 롯데백화점 주변 자전거 도로를 철거키로 했다.

개설한지 1년도 안 돼 철거되는 이곳은 교통 흐름 조사 등 충분한 사전 준비보다는 도시축전과 맞물린 전시행정에 치중해 교통지옥을 만든 지역이다.

차제에 무용지물이 된 남동공단지역 내 자전거 도로 역시 철거되어야 한다. 과거 주 교통수단이 자전거였던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도 자전거에서 오토바이를 거쳐 요즘은 승용차로 승격되고 있다. 국가 발전의 원동력인 경제 부흥이 바로 시간 다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시안게임을 앞둔 지하철 공사가 인천전역의 구간에서 동시 착공되어 요즘 출퇴근 시간의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해 클린 인천의 대기는 더욱 더 매연에 오염되고 있다.

자전거 도로가 누구를 위한 발상이었는지, 자전거도로를 강력하게 밀어붙인 그들은 과연 단 한 번이라도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했는지 궁금하다.

경치 좋은 강변이나 삼림욕을 하기에 안성맞춤인 숲속의 자전거 도로와 달리 도심의 자전거도로에서는 안전모와 마스크를 필히 착용해야 한다.

영업을 위해 업소를 방문하는 말쑥한 샐러리맨들과 민원인을 상대해야 하는 공무원들이 머릿결을 흉하게 만드는 헬멧을 쓰고 상의의 앞과 뒤를 반대로 걸친 채 출근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화창한 날씨가 아닌 장마철, 소나기, 황사, 여름철 폭염, 폭설, 겨울철 한파에는 제아무리 시설이 잘된 자전거 도로도 개점휴업 상황에 직면한다.

특히 금년의 폭설대란에서는 차량이 빈번히 통과해야 효과가 나는 제설용 염화칼슘도 자전거 도로에서는 무용지물이어서 눈을 치우느라 공무원들이 애를 먹었다고 한다.

장거리 출퇴근과 가파른 언덕에서는 모터를 겸용할 수 있는 자전거가 효과적이지만 동력이 부착되면 적용되는 해당 도로교통법 조항이 일반 도로와 다를 것이다.

자전거 도로망도 비현실적이다. 우회전 시 10m 동선에 경계석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함께 우회전 하는 차량과 자전거와의 추돌사고가 예견된다.

정류장에서 버스에 승차하려면 자전거 도로를 가로질러야 하는 불편함과 보행자와 자전거의 충돌 사고도 발생될 수 있다.

자전거 운전자가 넘어질 경우 차도로 튕겨져 나가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당국은 서둘러 자전거 도로 개설을 강행하기에 앞서 교통 정체는 물론 사고에 따른 자전거 운전자의 손•과실 등 보험 상의 문제점부터 파악하고 그 대책을 빈틈없이 마련했어야 했다

자전거 도로의 목적은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이는 녹색혁명에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린환경은 수백억 원의 시민 혈세를 낭비하는 전시행정보다 시민 스스로의 의식 전환에서 이뤄져야 한다.

비현실적인 자전거 출퇴근보다 부와 권위를 과시하는 대형 승용차를 소형으로 바꾸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배출가스를 줄이는 편이 녹색혁명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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