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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 묻어나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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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 묻어나는 편지
  • 의약뉴스
  • 승인 2008.11.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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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조상 11대를 이어오며 살고 있고, 10년간 분회장직을 수행한 인천 남동구 지역에서 발행하는 주간지인 남동신문에 매주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10년 전, 창간 당시부터 관여해 오고 있는 남동신문은 '김사연의 세상보기'란 고정 칼럼란을 지정해 놓았으며 이 지면을 통해 약사회의 선행도 홍보하고 있다.

얼마 전, 필자는 인천시약사회 게시판에 올라 온 조상일 남동구약사회장의 글을 정리해 남동신문에 게재했다. 내용이 신선했고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풍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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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남동구 보건소장님으로 부터 예쁜 편지 한통을 받았습니다.

추석연휴 명절에 쉬지도 못하고 구민 건강을 위해 당번약국을 운영하여 주셔서 감사를 드린다는 감사의 편지입니다.

구정, 추석 명절만 되면 보건소와 약사회는 주민들이 아플 때 약국을 불편함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운영되는 당번 약국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됩니다.

보건소 입장에서는 될 수 있으면 많은 약국이 명절 때 근무를 하기를 바라고 약사회에 협조를 구합니다. 약사회는 명절 때 문을 열어달라고 회원들에게 부탁은 하지만 강제로 열어달라고 하지 못하는 게 솔직한 입장입니다.

그래서 원하는 숫자만큼 당번약국이 차지 않을 때는 시민들을 위해 약사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총대(?)를 매고 당번약국을 열게 됩니다.

지금까지 20년 정도 약국을 경영하며 그렇게 사명감을 가지고 명절 때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당번 약국을 했어도 당연히 약국문을 열어야 한다는 하는 주민과 공무원들은 있었어도 봉사해주어 감사하다고 인사하는 사람들은 응급 환자 말고는 거의 없었지요.

특히 그렇게 시민을 위해 명절에 근무해달라고 부탁하던 보건소 담당 직원들도 명절이 지난 후 특별한 일이 발생하지 않으면 "이번 명절은 비상대책을 잘 세워 무사히 넘겼다"는 식으로 매년 넘어갔지요.

그런데 올해에는 이상한(?)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번 추석에도 지난 구처정 때처럼 저를 비롯한 남동구약사회 임원들과 회원들이 비상 당번약국을 운영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남동구 보건소장 명의 우편물을 받았습니다.

이게 뭐지? 그런데 그 안에는 놀랍게도 그동안 받아보지 못한 내용의 편지가 한 장 들어있었습니다.



"지난 추석 연휴기간 중 응급환자 발생 대비 비상 진료체계 유지 및 의약품 구입 불편 최소화를 위하여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당직의료기관 및 당번약국 운영에 솔선수범하여 주시어 구민 건강 보호에 이바지 하여 주신 약국 운영자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인천광역시 남동구 보건소장 곽광희>



뭐든지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고마움이 없는데 당연히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감사의 편지를 보내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지요.

시민들을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하나로 가족과 함께 쉬지도 못하고 당번약국을 운영했던 피곤함이 이 편지 한통으로 싹 사라진 듯합니다.

시민들을 위해 봉사해준 사람들에게 감사한다는 편지를 보내주신 남동구 보건소 곽광희 보건소장님과 직원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국민을 위한다고 말만 앞세우는 요즘 세상이기에 ‘감사’라는 단어가 더욱 더 감동으로 가슴을 파고듭니다. <남동구약사회장 조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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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서양 속담이 있다.

몇 줄 안 되는 글이지만 곽광희 남동구보건소장이 남동구약사회원들에게 보낸 편지는 어려운 약국 환경에 큰 활력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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