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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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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 의약뉴스
  • 승인 2008.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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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속담이 있다. 노력하는 사람이 성공할 가능성이 많다는 뜻이다.

반면에 노력하지 않고 기적만을 바라는 게으른 사람에게는 ‘감나무 밑에서 연시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린다’고 손가락질 한다.

인천시약사회는 천 여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소중한 회비로 8명의 직원들에게 인건비를 지급하고 나머지 예산은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사용하는 단체이다.

약국을 폐업하고 사무실에 상근을 하고 있는 약사회장에게는 형편상 단 한 푼의 봉급도 지급하지 못하지만 많지 않은 예산의 일부를 쪼개어 어려운 이웃들을 후원하고 있다.

약사회장직을 대가없이 맡으면서도 긍지와 보람을 느끼는 이유는 관의 보조금을 받지 않고 오히려 타 단체를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일을 하기 위해 각종 단체를 접촉하다보면 기분이 언짢을 때도 적지 않다. 복지시설 관련 모 기관에 행사 후원금을 전달하러 간 적이 있었다. 방문시간을 결정하는 절차부터 마음에 거슬렸다. 담당 직원은 회장이 부재중이니 자기에게 전달하고 가든지 아니면 회장이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방문하란다.

회장을 만나 전달하는 것이 도리인 것 같아 그 시간에 맞춰 방문을 했다. 약속시간보다 30분이 지나서야 도착한 회장은 행사가 지연되어 어쩔 수 없었다며 시종 죄송한 표정을 짓는다.

전달식을 하려는 순간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담당 직원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달랑 카메라만 들고 책임자의 방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최소한 ‘후원금’이라고 큼직한 글씨로 인쇄한 봉투나 작은 플래카드라도 준비하는 것이 예의와 상식이었다.

전 날 시간을 약속했으니 이것을 준비할 여유가 충분했다. 설사 잊었다 하더라도 마음만 먹으면 기다리는 30분 동안에 시늉이라도 낼 수 있었을 터인데 직원들은 다른 방에서 잡담만 나누느라 미처 신경조차 쓰지 않은 것이다.

후원금 전달을 홍보하는 이유는 약사회의 선행을 광고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시민들이 행사에 관심을 갖도록 하므로 써 다른 단체도 후원금을 기탁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함이다.

애써 분을 삭이며 담당 직원에게 이런 취지를 설명했지만 별 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다. 오히려, 어려운 시설을 지원하라며 모 기관과 공동으로 물품을 기증했더니 자신들이 선행의 주인공인양 생색을 내는 일도 훗날 있었다.

이와 비슷한 일이 또 있다. 오래 전, 장애인의 날을 맞아 모 단체의 요청을 받고 행사 전에 장학금 봉투를 보냈다. 헌데, 행사장에 참석해 장학금을 전달하는 순간 장학금 봉투가 바뀌어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약사회 명칭이 인쇄된 봉투가 아닌 백지 봉투였다.

확인한 결과 약사회에서 보낸 봉투를 찢어 버리고 장학금만 빼내 그 단체장의 이름이 적힌 속봉투에 넣은 후 백지 봉투로 재포장한 것이다. 결국 그 단체장이 기증한 장학금을 약사회장이 대신 전달하는 격이 되었다.

그들에게 강력히 항의를 하고 장학금을 약사회 봉투에 다시 바꿔 넣어 전달식을 마친 후 그 단체에는 두 번 다시 지원을 하지 않았다.

후원금의 액수를 저울질하는 경우도 있다. 인천시약사회는 매년 초마다 인천시를 통해 시 산하 기관에 5백만 원의 성금을 기증한다. 약사회원들을 대표하는 입장에선 책임자를 만나 전달하는 것이 격에 어울리는데 늘 바쁘다는 이유로 담당 직원만 참석한다.

다사 분망하신 분이어서 그러려니 했는데 어느 날, 사석에서 그분은 ‘몇 푼 되지 않는 돈을 주면서 여기저기서 오라고 해 귀찮아 죽겠다’는 하소연을 한다.

진정 어려운 이웃을 위해 모금을 하는 단체의 책임자라면 불경기로 굳게 닫힌 주머니를 열기위해 낮은 자세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동분서주해야 할 것이다.

헌데, 자발적으로 기부하겠다는 후원자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달려가기는커녕 후원금의 액수를 저울질하며 불평하는 태도는 상식 밖의 일이었다. 아마도 자신은 저명인사니 거액의 기부자만 접견해야 격에 어울린다는 착각에 빠진 것 같아 마음이 씁쓸했다.

반면에 후원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솟는 단체도 있다. 인천시장애인체육회 정의성 차장은 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를 운영하며 장애우를 위해 자신의 몸을 불사르는 분이다.

자신의 불편한 몸을 아랑곳하지 않고, 후원금의 많고 적음을 투정하지도 않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면 때와 장소를 마다하지 않는다. 특히 전달식 때마다 행사의 내용과 기증 단체를 명기한 화려한 홍보 판넬을 준비해 언론에 보도하고 있다.

회원들을 위해 이처럼 노력하는 분들에게는 도움을 주고도 오히려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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