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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대 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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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대 포장
  • 의약뉴스
  • 승인 2008.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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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신문. 잡지 등을 보면 이 세상에 병으로 고생할 사람이 없고 늙어 죽을 사람이 없을 것 같다. 건강기능식품과 다(茶)류 등이 암을 비롯해 특정 지병에 치료 효과가 있다고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암, 당뇨, 아토피성 피부염, 노화방지, 관절염, 동맥경화, 고혈압 등에 효과가 있다니 이것이 건강식품인지 의약품인지 구분할 수 없을 지경이다. 이런 과대광고에 속아 몇 만 원도 안 되는 제품을 수십 만 원식 주고 구입하는 노인들이 부지기수이다.

심지어는 안정성과 건전성이 확인되지 않아 수입금지 된 ‘석청’을 판매한 업소, 액상추출차를 의약품으로 판매한 업소도 있다고 한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절박한 심정을 악용하여 환자나 그 가족들을 기만하고 현혹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건강기능식품은 기능성 원료 또는 성분을 일반 식품보다 고농도로 함유하고 있어 과잉 섭취 시 오히려 건강에 장애가 생기므로 효능에만 신경을 쓰지 말고 복용법과 주의사항에 유의해야 한다. 수입제품의 경우에는 반드시 한글로 표시된 설명서가 부착된 제품만을 선택해야 한다.

00 성형외과 혹은 00 이비인후과 간판을 보고 의원에 들어갔는데 내부는 평범한 일반의 진료실인 경우가 있다. 잘못 들어왔나 싶어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구로 다시 나와 자신의 눈을 의심해 보지만 커다란 간판 글씨는 틀림이 없다.

눈을 크게 뜨고 간판을 자세히 확인해 보니 커다란 글자 아래 혹은 위에 ‘진료과목’이란 작은 글자가 적혀 있었다.

의료법 제35조, 36조에 의하면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인턴, 레지던트 과정을 밟지 않거나 「전문 의사」 자격을 따지 않은 일반의사는 개인병원을 개업할 때 간판에 「00의원 진료과목 성형외과」라고 표기해야 하며 전공과목이 아닌 진료과목을 간판에 표기할 때는 그 크기를 의료기관 명칭의 1/2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주유소 입구에 세워놓은 간판에‘00 카드로 결제 시 리터당 00원 할인’이란 광고를 보고 기름을 가득 넣은 후 그 카드를 제시하니 자신들과 제휴한 카드가 아니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광고 내용과 다르니 사기가 아니냐고 되묻자 간판을 다시 보라고 한다. 자세히 다가가 살펴보니 주 광고 내용 글자 크기와 비교도 안될 만큼 작은 글씨가 적혀 있다.

허영심만 가득한 여성이 돈 많은 남자의 힘을 빌려 명품으로 치장한 ‘된장녀’도 과대포장 중의 하나이다.

모 단체에서 잠시 강사직을 맡은 경력을 교수라고 사칭해 선거법 위반으로 입건된 정치지망생 후보도 있었다. 국가 발전과 국민의 권익을 책임져야 할 정치인의 경우 과대포장은 더 구체적인 검증을 받아야 한다.

허위과장 광고는 교육계에도 무관하지 않다. 모 학원은 전교 수석을 비롯해 평균 90점 이상인 250명의 초등학생 명단이 인쇄된 유인물을 배포했다. 이에 대해 학원을 관리. 감독하는 인천시교육청 평생교육과 관계자는 ‘요즘 초등학교에서는 개인별 성적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언제 어디서 치른 시험인지 밝히지 않기 때문에 전교 수석 운운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학원 측은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에게 직접 물어 본다’고 해명했으나 한 초등학교 같은 반에서 전교 수석이 2명씩 인쇄된 유인물이 발견되어 신빙성이 없다는 것이 교육계의 의견이다.

인천시교육청과 교육인적자원부는 일선 학원들의 허위광고를 척결하려 해도 마땅한 기준이 없어 각종 유인물이 신문 등을 통해 가정에 배포되고 있는 현실을 묵인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서울대가 한나라당 김영숙 의원에게 제출한 ‘서울대 2006년도 출신고별 합격인원’ 보고서에 다르면 인천출신 학생 169명이 2006년도 서울대에 입학했다. 이것은 서울을 제외한 부산(240명), 대구(218명)에 이어 3위를 차지한 수치이며 인천 지역 109개 고등학교 중 46개 학교가 1명 이상을 합격시킨 결과이다.

하지만 이 숫자 놀음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인천지역 109개 고등학교 중엔 서울대 진학 고교 반열에 오르기 위해 학생의 개인 적성은 물론 졸업 후 사회 진출을 묵살한 채 커트라인이 가장 낮은 학과에라도 지망시킨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올해도 변함없이 대학입시철이 다가오고 있다. 학생들의 진학 문제는 학교의 명예욕에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 특정대학의 배지가 인쇄된 호화스런 포장보다 개인의 적성과 장래성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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