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5-07-17 06:02 (목)
약속 위반
상태바
약속 위반
  • 의약뉴스
  • 승인 2007.01.1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약사회 50년 역사상 처음 치러지는 인천시약사회장 선거에 후보 5명이 출마했고 그중 나를 비롯한 0 후보와 △ 후보가 성대 동문이었다. 그 동안 수차례 동문 모임을 갖고 단일화 조정을 시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2003년 11월 19일 밤 11시, 성균관대학교약학대학 인천동문회는 파라다이스호텔에서 동문 50 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 회의를 열었다.

 동문회는 ‘투표 결과에 승복하고 이날 식사비용은 승자가 부담하겠다는 약속을 꼭 지키라’고 세 후보에게 거듭 강조했다.

 나는 ‘동문들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하면서 어떻게 일반 회원들의 인정을 바라겠느냐? 그리고 식대 지불은 늦은 밤에 참석한 동문들에 대한 당연한 예의 ’라며 수락했다.

 후보 출마 연설 순서에서 0 후보는 신상발언을 통해 ‘동문회 후보 단일화 투표 결과에 관계없이 끝까지 출마할 생각이므로 불참 하겠다’는 양심선언을 한 후 ‘자신을 지지할 동문들은 김사연 선배에게 표를 몰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동문들에게 ‘ 약사회장은 낮 시간에 활동을 해야 하는데 △ 후보는 함께 지부 임원직을 맡았으면서도 약국을 비울 수 없다며 대관업무 등 각종 행사에 불참했으므로 지부장 자격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 후보는 낮 시간에 활동할 수 없다는 조건을 전제로 임원직을 수락했으니 하자가 없다고 해명했다.

 투표 결과 5표 차이로 내가 승리했다. 그러나 △ 후보는 자신을 지지하는 회원들을 저버릴 수 없기 때문에 동문 단일화 투표와 상관없이 지부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갑자기 말을 바꾸어 동문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식사비용을 계산하는 나에게 다가 온 동문은 ‘선배님이 질 줄 알았는데 동문들에게 인기가 대단하시다’며 실제로는 열 댓 표로 이긴 것이나 다름없다고 추켜세워 주었다.

 이어 ‘지부장에 당선되더라도 오늘 △ 후보처럼 말을 바꾸지 말고 약속을 꼭 지키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올해는 본의 아니게 두 번이나 해외여행 약속을 어겼다. 이 모두 무료 혜택을 받는 여행이었으나 약사회를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

 전국 시. 도지부장들의 해외 연수가 있었으나 여행기간 중 1388 청소년 전화 등 주요 내빈들이 참석하는 외부 행사 일정이 갑자기 잡혀 출국 이틀 전에 불참을 통보했다.

 지부장 취임 후 매년 미뤄오던 농협 조합원들의 태국 여행도 포기했다. 농협에서 경비를 지원하므로 올해는 꼭 참석하겠다고 신청했으나 5일 간 지부장실을 비울 수 없었다.

 제일은행 팜코 카드에서 임원진에게 후원하는 해외여행은 구설수에 오르고 싶지 않아 다른 회원에게 양보했다.

 여러 모임에서 골프를 배우라는 권고를 할 때마다 알았다고 하며 지금까지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90년대 초, 골프 장비를 구입해 연습장에 나간 적이 있었다. 약사회 모 임원이 ‘’분회장은 기관장들과 교제를 해야 한다‘며 경찰청장이 연습장에 나오기로 했으니 골프를 배우라고 조언했다. 그는 골프 장비를 싼 가격에 판매한다는 검. 경 00신문사 기자(?)까지 소개해 주었다.

 가격도 저렴하고, 약사회 임원이 추천해 믿고 구입했는데 정작 연습장에 나가자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골프채가 세트 중에 없었다. 그 기자와 임원은 따로 구입해야 한다며 제일 좋은9?) 골프채 한 자루를 소개해 주었다.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가격을 치르고 나니 골프장비 총 구입 가격은 시중가보다 더 비쌌다.

 회원들을 모아 동호회 모임을 구성한 그들은 골프 연습장 업주에게 압력을 행사하며 이 연습장 저 연습장으로 옮겨 다니는 작태를 서슴지 않아 내게 실망을 안겨 주었다. 대관업무 로비 차원에서 골프를 시작했지만 기관장은 그 아무도 동호회에 가입하지 않았다. 사기를 친 것이다.

 그 후 바쁜 회무 일정으로 골프와는 인연을 끊었지만 약사회장 직을 수행하는데 큰 불편은 없었다.

 이런 경우는 약속을 어겨도 이해를 해줄만한 친지나 약사들이어서 별문제가 없었지만 약사회와 이해관계가 얽힌 공적인 약속은 도저히 취소할 수 없었다.

 9월 9일부터 10일까지 백령도 군부대 위문행사가 그런 경우였다. 인천시 기관장 및 사회단체장 모임인 인화회의 9조는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이 조장이며 강화군수, 백령도 여단장, 인천일보와 인천시약사회도 여기에 소속되어 있다.

 9조 모임은 입지 상 월례회의에 자주 참석하지 못하는 백령도 군부대를 위문하기로 결정의고 오래전부터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도 여행 기간 중 약사회 행사가 새로 잡혔다. 9일 저녁, 약국활성화 세미나와 동문회 모임이었다. 이 모두 약사회원들과 연관이 되는 행사이지만 인천시약사회의 대의를 위해 이번만은 약속을 취소할 수 없었다.

 검사장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부부동반이 아니면 참석이 곤란한 검사장님의 입장을 간파하고 부부동반을 제안한 당사자가 바로 나였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