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정부가 비급여 관리 강화를 명목으로 도수치료를 선별급여 형태의 관리급여로 전환하고 횟수 및 가격을 강제 통제하자 의료계가 법률 투쟁에 나섰다.
서울특별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은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를 찾아 관리급여의 근거 조항인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18조의4 제1항 제4호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서를 제출했다.
이번 헌법소원에는 의료인뿐만 아니라 도수치료 제한으로 실질적 피해를 입은 환자가 공동 청구인으로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기자와 만난 황 회장은 환자의 치료선택권과 의사의 소신진료권을 지키기 위해 법적ㆍ정치적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병원 아닌 헌재 찾은 환자, 정부 ‘환자 보호’ 명분 허구성 드러나"
황 회장은 헌법소원 청구서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가 의사의 손을 잡고 헌법재판소 정문 앞까지 와야 했던 현실에 마음이 아팠다고 전했다.
그는 “오늘 가장 마음이 무거웠던 것은 환자가 치료를 받기 위해 의사와 함께 헌법재판소까지 와야 했다는 사실 자체”라며 “환자는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할 사람이지, 정부가 만든 불합리한 제도로부터 자신의 치료받을 권리를 지키기 위해 헌법소원 청구인이 돼야 할 사람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황 회장은 상급종합병원이 부족한 지역일수록 수술 후 재활 및 통증 치료 수단으로 도수치료 외에 대안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지역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일률적 규제가 환자들을 절박한 상황으로 내몰고 지역의료 붕괴를 가속화하는 원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관리급여를 환자 보호라고 주장하지만, 정작 치료가 절실한 환자가 정부 정책으로부터 자신의 권리를 지켜달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있다”며 “이것만으로도 정부가 내세운 환자 보호라는 명분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진 허구인지 알 수 있다”고 힐난했다.
◆"획일적 가격ㆍ횟수 제한으로 진료실 혼란, 과소진료 강요"
황 회장은 7월 1일 관리급여가 시행된 순간부터 개원가와 환자들의 혼란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환자마다 질환의 중증도와 회복 속도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1회 4만 3850원이라는 단일 가격과 연간 횟수 제한이라는 하나의 기준에 환자를 맞추려 한다는 지적이다.
황 회장은 “의사가 환자에게 치료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도 행정 기준이 먼저 적용되면 진료실에서는 심각한 갈등이 발생한다”며 “과잉진료를 막겠다고 하지만 필요한 치료까지 막는다면 그것은 적정 의료가 아니라 과소진료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에 서울시의사회는 회원들에게 환자의 의학적 필요성을 최우선으로 판단하고, 치료 경과와 필요성을 진료기록에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안내할 방침이다.
동시에 관리급여로 인해 치료가 중단됐거나 행정처분 및 진료비 삭감을 받은 사례를 수집하는 창구를 마련, 헌법재판소와 국회, 보건복지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국민동의청원 6만 8000명, 범의료계 연대해 단계적 강경 대응
최근 관리급여 폐지 관련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6만 8000명 이상이 동의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로 부의된 것은 국민들의 경고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국민동의청원에 참여한 6만 8253명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정부가 환자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는 데 대한 국민의 명백한 경고”라며 “보건복지부가 국회 국민동의청원과 환자들의 헌법소원까지 무시하고 관리급여를 강행한다면 서울시의사회의 대응도 헌법소원 한 건으로 끝나지 않고 단계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의사회는 향후 법률대리인과 협의해 행정처분이나 진료비 삭감 피해 발생 시 집행정지 가처분 및 취소소송 등 법적 수단을 검토하고, 피해 환자와 의료인의 공동청구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국민동의청원을 신속하고 공개적으로 심사하도록 요구할 예정이다.
또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는 관리급여의 법적 근거와 의학적 타당성을 따지는 공개 면담을 신청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질의 내용을 국민에게 공개할 방침이다.
나아가 황 회장은 대한의사협회를 향해 대한민국 의료계의 법정 대표단체로서 회원 권익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회무와 투쟁을 요청했다.
그는 “저 역시 의협 부회장이자 서울시의사회장으로서 회원들과 환자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의협 회무에 적극 협조하고 연대할 것”이라며 “정부가 시행령으로 법률의 경계를 넘어섰다면, 서울시의사회는 헌법과 법률, 그리고 범의료계의 연대된 힘으로 그 폭주를 반드시 멈춰 세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