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십대 젊은이가 분한 마음을 이기지 못해 중풍으로 반신 불수가 되고, 심각한 고부(姑婦) 관계로 정신병 환자가 되며, 주색에 빠진 사내는 당뇨병에 걸리고, 욕심쟁이 할머니가 비대해져서 천식으로 고생하고, 의처증 걸린 가장이 정신병원에 수용되며, 선거에 패배한 후보는 불면증으로 날이 갈수록 수척해지고, 충격을 받은 임신부가 낙태를 한다.
이 모두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서 생긴 결과이다. 자신을 다스리지 못한 인간에게 신(神)이 내린 가장 큰 형벌은 암(癌)이다. 모든 암은 마음의 집착에서 오기 때문이다.
암(癌)을 문자로 풀어 보면 ‘山(뫼 산) 위에 있는 3개의 口(입구)가 병 갓머리 疒(병 역)안에 있는’ 형상이다.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망동함이 산처럼 쌓이면 암이 된다는 뜻이다.
그리움, 부러움, 망설임의 열매가 암의 원인인 애욕, 질투, 의혹의 삼독(三毒)이다. 어릴 적부터 비교 당하는 스트레스는 암을 잉태한다.
현대인은 암세포 보균자이며 방조자이다. 해서, 의술(醫術) 이전에 수심(修心)이 더 중요한 것이다.”
나는 뫼 산(山) 위에 있는 세 개의 입(口), 병(疒)으로 둘러싸인 세 개의 입(口)을 병(病)과, 화(禍)와 욕심(慾)의 출입구라고 본다. 병은 입으로 들어가고 화는 입으로부터 나오며 여기에 욕심이 첨가되면 피할 수 없는 암환자가 되기 때문이다.
만일 당신이 암을 선고받았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암을 선고받은 어느 약사 문인은 문집 원고를 정리하며 출판이 끝날 때까지 2개월만 더 생명이 연장되기를 갈구했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결국 유족들이 탈고를 한 후 출판을 해야 했다.
암에서 해방되는 길은 욕심에서 해방되는 것뿐이다. 자기 자신부터 버리는 일이다.
돈벼락을 맞으면 죽는다는 말이 있다. 위 ‘동양의학 혁명’이란 책을 내게 선물한 고인이 된 선배 약사는 ‘인간에겐 각각의 재물 그릇이 있어 그 그릇을 다 채우면 죽게 된다’며 죽음을 재촉하는 첩경인 욕심을 버리라고 했다.
누군가가 밉고 갈등이 생길 땐 부평 공동묘지 화장터를 찾아가 보라!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돈도, 사랑도, 미움도, 권세 영화도, 단지 한 줌의 재에 지나지 않는다는 교훈을 안겨 줄뿐이다.
우리는 살아 있는 가족과 동료 약사들의 가슴속에 어떤 추억으로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인가?
김사연 (수필가, 인천시약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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