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른 아침, 한 아주머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허리가 아파 고생하는 자신의 답답한 심정을 대변해 주는 글을 써 주어서 고맙다며 끝내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아주머니는 구월동에서 중풍을 앓는 친정 아버지를 모시고 살고 있으며 남동구청에서 발간하는 ‘남동마당’ 4월호에 실린 ‘아이고 허리야’란 건강 수필을 읽자마자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필자는 작년 7월부터 ‘남동마당’에 건강 수필을, 인천일보엔 건강 칼럼을 연재해 오고 있다. 글을 읽고 공감하거나 궁금증이 있는 분들은 전화국의 114 안내를 이용해 필자의 약국 전화번호를 알아낸 후 전화를 해 오고 있다.
필자는 ‘저에게 고맙다고 하시지 말고 남동마당을 발간하고 건강 수필을 게재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김용모 구청장님께 감사의 전화를 드리라’며 아주머니를 달랬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매야 보물이란 속담이 있다. 구정 소식지가 없는 구청도 있지만 설사 발간된다 하더라도 건강상식 란이 없는 경우도 있다. 또한 건강상식 란이 있어도 필자에게 게재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면 그 아주머니가 흐느끼며 전화를 걸만큼 감동을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애당초 ‘남동마당’ 건강상식 란엔 한의사의 글만 실렸었다. 필자는 남동구 구민의 한 사람으로서, 남동구 약사들의 대표로서, 양약에 대한 건강 상식도 구민들에게 전할 수 있도록 약사에게도 기회를 달라고 김용모 구청장님께 건의했다.
인천일보도 마찬가지였다. 그 동안 독자란에 투고를 해 오면서 한의사와 의사들의 글만 건강상식 란에 실리는 것이 불만이었다. 필자는 인천광역시 약사회 홍보실장으로서 약사의 글도 게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줄 것을 건의했다.
다행히 필자의 건의는 받아들여졌지만 집필자 선정이 문제였다. 건강 수필이나 건강 칼럼의 집필은 문학작품과 달리 어려운 점이 많기 때문이다. 문학성을 살리기 위해 감상적이어도 안되고 자신의 유식을 강조하기 위해 독자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전문적인 학술 용어만을 나열해서도 안 된다. 무엇보다도 오랜 임상 경험을 토대로 알기 쉽고 진실하게 표현해야 한다.
결국 그 몫은 인천 약사회지 ‘밀물’을 편집하고 남동구약사회 소식지 ‘촛불’을 매달 발간해 왔으며 유일한 수필가라는 이유로 필자에게 십자가가 주어졌다.
하지만 필자의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홍보지가 있다. 인천광역시청에서 발간하는 소식지 ‘내 고장 인천’이다. 필자는 ‘내 고장 인천’의 건강지식 란에 한의사의 글만 실리는 현실이 불공평하게 느껴져 편집실에 전화를 걸었었다.
인천 시민의 구성원인 의약인 중 약사의 숫자는 천여 명이 넘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숫자가 가장 많은 약의 전문가들에게 게재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필자는 구정(區政) 혹은 시정(市政) 소식지가 구청장과 시장의 개인 홍보지라고 매도하는 인사들도 많이 접했었다. 그것은 그릇된 사고방식이다. 내가 발행하는 남동구약사회 소식지 ‘촛불’지가 집행부와 회원들간의 화합의 구심점이 되듯 구정 혹은 시정 소식지 역시 주민들이 행정기관을 이해하고 일치 단결하여 협조 할 수 있는 촉매가 될 수도 있다.
오늘 아침, 한 아주머니의 전화는 구정 소식지를 발간하는 김용모 구청장님에게 신선한 용기를 안겨 드릴 것이다.
저작권자 © 의약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