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유럽의약품청(EMA)의 자문위원회가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Leqembi, 성분명 레카네맙)의 허가를 권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에자이와 바이오젠은 유럽의약품청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인간화 항-가용성 응집 아밀로이드-베타(Aβ) 단클론항체 레카네맙을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판매 허가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채택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유럽의약품청의 발표에 따르면 CHMP는 레켐비의 인지기능 저하 지연 효과가 약물과 관련된 심각한 부작용, 특히 레켐비 투여 환자에서 빈번하게 발생했고 뇌부종 및 잠재적인 출혈을 수반할 수 있는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의 위험을 상쇄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유럽의약품청은 구체적으로 효능 및 안전성에 대한 세 가지 주요 우려사항을 언급했다.
첫 번째로 레켐비의 인지기능 저하 지연 효과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레켐비는 글로벌 Clarity AD 임상시험에서 18개월 시점에 전반적인 인지 및 기능을 측정하는 CDR-SB(Clinical Dementia Rating Sum of Boxes)로 평가된 임상적 저하를 위약 대비 27%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레켐비 투여군의 CDR-SB 점수는 1.21점, 위약군은 1.66점으로 레켐비가 0.45점 감소시켰다.
CHMP는 레켐비 투여군의 CDR-SB 점수가 위약군보다 낮기는 하지만 두 그룹 간의 차이가 적다고 보고 있다.
또한 ARIA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 점이 가장 중요한 안전성 문제라고 꼽았다.
임상시험에서 대부분의 ARIA 사례는 심각하지 않았고 증상을 수반하지 않았는데 일부 환자는 입원을 필요로 하는 뇌출혈을 비롯해 심각한 사건을 경험했다.
당국은 이 부작용의 심각성은 이 약물의 작은 효과와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CHMP는 ApoE4라는 단백질 아포지질단백질 E에 대한 특정 형태의 유전자를 가진 사람에서 ARIA 위험이 더 두드러진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이 위험은 ApoE4 유전자 사본을 2개 보유한 사람에서 가장 높았는데, 이러한 사람은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레켐비 치료 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CHMP는 레켐비 치료의 이점이 레켐비와 관련된 위험을 능가할 만큼 크지 않다고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유럽연합에서의 판매 허가를 거부할 것을 권고하기로 했다.
에자이는 이러한 CHMP 의견에 재검토를 요청할 것이며 유럽연합 내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이 가능한 한 빨리 레켐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관련 당국과 계속 협력할 방침이다.
에자이의 린 크레이머 최고임상책임자는 “우리는 CHMP의 부정적인 의견에 매우 실망했으며 이것이 광범위한 알츠하이머병 커뮤니티에게도 실망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면서 "알츠하이머병은 환자 및 보호자, 사회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는 비가역성 신경퇴행성 질환”이라고 말했다.
이어 “질병 진행의 근본적인 원인을 표적으로 하는 새롭고 혁신적인 치료 옵션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상당한 상황”이라며 “우리는 초기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사람들과 이들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위해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드는데 계속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레켐비는 국내를 포함해 미국, 일본, 중국, 홍콩, 이스라엘에서 초기 알츠하이머병(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증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승인됐고 미국, 일본, 중국에서 발매됐다.
에자이는 전 세계에서 레카네맙의 개발과 규제 제출 활동을 주도하고 있으며 바이오젠과 함께 공동 상업화 및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최종 의사결정 권한은 에자이가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