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LG 트윈스는 또 다시 선두 탈환의 기회를 놓쳤다. 8월에 이어 9월에도 선두 KT 위즈와 맞붙으면서 의욕은 넘쳤지만, LG는 번번이 힘의 차이만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LG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가진 KT와 홈 경기에서 0-11로 패했다. 3회에 소나기 펀치를 맞으며 8점을 내주고 백기를 들었다. 4일 경기에서 1-11로 졌던 LG는 이번 KT와 잠실 2연전에서 1득점 22실점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LG가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실점을 한 것은 시즌 개막 후 처음이다. 11점차 패배는 시즌 2번째 최다 점수차 패배 기록이기도 하다. LG로서 최악의 9월의 첫 주말이었다.
KT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좋은 것'만 보였다. LG가 2연전에서 승리를 싹쓸이하면 1위가 바뀔 수 있었다. LG는 8월12일을 끝으로 한 달 가까이 순위표 맨 위에 오른 적이 없다. 절호의 기회였지만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KT에 완패했다.
LG 타선은 2경기 연속 4안타로 침묵했으며 볼넷을 2개밖에 얻지 못했다. KT 마운드를 전혀 공략하지 못하면서 공격의 활로가 막혔다.
흐름이 나빴던 것도 아니다. 3일 NC 다이노스에 2-5로 역전패를 당했으나 이전까지 6연승의 휘파람을 불며 기세를 높였다. 하지만 KT 앞에서 LG는 아주 작아졌다.
LG는 올 시즌 KT와 오랫동안 상위권을 유지하며 선두 싸움을 벌였다. 두 팀이 맞붙으면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라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면 결말이 예상 가능하다.
시즌 상대 전적은 KT가 LG에 7승4무1패로 우세한데 내용을 살펴보면 KT의 일방적인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 최근 7번의 맞대결에서도 LG는 KT를 한 번 밖에 이기지 못했다.
KT는 8월에도 1.5경기차로 앞선 상황에서 LG와 수원 3연전을 갖고 1승1무1패를 기록했다. 팽팽한 결과였으나 LG는 마무리투수 고우석이 무너지며 치명타를 입었다. 아울러 LG는 당시에도 2경기나 1득점으로 묶였다. 이번 2연전까지 포함하면 4경기 동안 3점밖에 생산하지 못했다. LG의 창이 KT의 방패에 흠집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보여야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지만, LG는 점점 불리해지고 있다. 1위 KT와 2위 LG의 승차는 4경기로 벌어졌다. LG로선 손에 닿을 듯 보였던 1위 자리지만, 번번이 KT라는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3연패 부진에 빠진 LG는 이제 2위 자리가 위태로워졌다. 3위 삼성이 승차 없이 바짝 따라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