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관절염▪루푸스 등 자가면역질환 진단 ‘진전’

서울대병원 송영욱 교수팀 특정 자가항체 규명

2004-03-15     의약뉴스
류마티스관절염, 전신성 홍반성 낭창(일명 루푸스 Lupus) 등 류마티스 질환을 특정 자가항체의 유무를 판별함으로써 조기에 효과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송영욱(宋永旭) 교수팀은, 의사의 진단과 환자에게 나타나는 증상에 주로 의존해온 류마티스관절염과 루푸스를 진단할 때, 특정 자가항체의 존재 유무를 검사하면 조기에 더욱 정확한 진단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팀은 우리나라에 30-50만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류마티스관절염은 관절염 중 증상이 가장 심하고 불구가 될 수 있는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이라고 밝혔다.

자가면역질환이란 외부에서 해로운 균(항원)이 들어오면 이를 공격하여 제거하는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자신의 몸을 외부의 적으로 착각하여 공격(자가항체)함으로써 생기는 질병으로, 관절을 비롯한 전신의 장기에 염증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로서는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하여, 주로 의사가 아픈 부위를 만져 살펴 보고, 환자에게 증상을 물어 진단한다고 부연했다.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는 ▲손가락 손목, 팔꿈치, 무릎 등의 관절이 붓거나 아프며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이 아프고 뻣뻣해 잘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 1시간 이상 지속되고 ▲특히 양손이나 무릎 등 몸의 양쪽이 대칭적으로 아픈 증상 등을 느낀다.

송영욱 교수팀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49명과 정상인 68명을 대상으로, 류마티스관절염과 관련된 자가항체를 규명한 결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18명에서, 유방암과 관련된 ‘BRCA 1 단백질’에 대한 자가항체를 발견했다. 반면 정상인의 혈청에서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또한, 혈청학적 분석을 통해 루푸스와 연관된 자가항체를 규명하기 위해 루푸스환자 55명과 정상인 54명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그 결과, 루푸스 환자 27명의 혈청에서 특히 ‘poly ADP-라이보스 중합효소(PARP)’에 대한 자가항체가 발견된 반면 정상인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루푸스란 만성적으로 인체의 각 장기에 염증을 일으키는 전신성 질환으로, 고열, 식욕감퇴와 쇠약감, 체중감소, 극심한 피로감, 관절통 및 근육통, 조금만 부딪혀도 쉽게 멍이 드는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특히 ▲양쪽 뺨에 대칭적으로 붉은 반점이 생기거나 ▲햇빛이나 자외선에 오래 노출된 후 발진이 생기거나 ▲입안이 이유없이 헐 때 ▲두 군데 이상의 관절이 염증이 있을 때 등의 경우, 루푸스를 의심한다.

이번 연구결과들은 권위있는 국제 학술지 ‘Biochemical and Biophysical Research Communications(생화학 및 생물리학 연구잡지)’와 ‘Biotechnology(생물공학 잡지)’, ‘Journal of Autoimmunity(자가면역잡지)’에 최근 게재됐다.

송영욱 교수는 “류마티스관절염과 루푸스같은 자가면역질환은 원인을 알지 못해, 정확한 진단을 하는데 어려움이 크다.”며 “이들 질환을 앓고있는 환자에서 특이하게 발견되는 자가항체를 찾아냄으로서, 기존의 진단법과 병행해 활용하면 더욱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의약뉴스 이창민 기자(mpman@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