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 '참사랑의 집' 개소 10주년
지방에서 통원 치료 중인 소아암환자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세워진 삼성서울병원 ‘참사랑의 집’이 개소 10주년을 맞이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7월 30일 10주년 기념식을 갖고 그동안 쉼터를 이용한 환아와 부모들을 초청해 그 의미를 되짚는 시간을 가졌다고 전해왔다.
참사랑의 집은 지난 2002년 구홍회 소아청소년과 교수의 환자 사랑에서 비롯됐다.
당시 구 교수는 “지방에서 올라온 소아암 환아들이 고된 항암치료 중에 마음 편히 쉴 곳이 마땅치 않은 게 늘상 마음에 걸렸다”면서 “이들을 도와줄 방법을 찾다 생각해 낸 게 이들을 위한 쉼터인 ‘참사랑의 집’이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구 교수의 아이디어는 곧바로 현실이 됐다. 당시에도 사회공헌 활동에 큰 관심을 보였던 삼성카드가 구 교수의 진심어린 마음에 뜻을 함께 하기로 한 것.
삼성카드는 소아암환자들을 위해 병원 인근 2층 단독 주택을 빌려 이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환아들의 생활에 뒤에서 챙겨주며 필요한 것은 없는지 세심히 살폈다.
그렇게 흐른 세월이 벌써 10년이다. 구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그동안 참사랑의 집을 다녀간 인원만 모두 772 가족에 이른다.
누적 이용건수만 4421건으로 매년 800여명의 환자와 보호자가 참사랑의 집에 머무르며 힘든 투병생활을 견디고 있다.
구 교수는 “아이들은 아픈 것도 문제지만 병으로 어린 마음에 혹여 생채기가 나는 건 아닌지 더욱 신경 쓰이기 마련”이라며 “그러나 쉼터는 같은 아픔을 나누는 친구들과 또 부모들이 서로 보듬을 수 있어 말 그대로 치유의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에 모인 사람들도 모두 그랬다. 열 살 남짓한 어린 나이에 백혈병으로 힘든 시간을 참사랑의 집에서 보냈던 마현재씨도 어엿한 대학생이 돼 이날 기념식에 여자친구의 손을 꼭 잡고 나타나 같은 아픔을 가진 환아들의 마음을 봉사로 달랬다.
현재 참사랑의 집에 머물고 있는 10여명의 환아와 어머니들은 병마와 싸우고 있는 아이들과 자신들의 생활과 완치판정을 받은 이들의 응원이 담긴 동영상이 흘러나오자 연신 눈물을 훔쳤다.
참사랑의 집 이용 가족 중 보호자를 대표해 이날 모범상과 감사패를 받은 현양희씨도 같은 마음이었다.
현 씨는 “지난 2007년 아들이 뇌종양이라는 믿을 수 없는 현실에 맞닥뜨렸을 땐 그 자리에서 돌처럼 굳어졌었다”면서 “하지만 쉼터를 알고 거기서 함께 또 하나의 가족으로 지내며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씨는 현재 참사랑의 집에 머물고 있는 가족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모두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사랑의 힘으로 하루하루 열심히 생활해주길 바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서는 소아암 환아를 돕기 위한 바자회와 함께 환아들을 위한 작은 공연도 함께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