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군없는 의협' 포괄수가제 속탄다
시민단체 반발 가세...병원 협조 얻기도 힘들어
포괄수가제를 둘러싼 구도가 대한의사협회와 정부 - 시민단체와의 대립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8개 시민단체는 21일 의협과 산부인과의사회 등 4개 의사 단체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다.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환자들의 수술을 거부하고 있다"며 수술 지연에 대해 반기를 든 것.
시민단체들이 가세하자 의협은 적잖이 당황한 기색이다. 국민의 힘을 얻겠다는 의도가 흐트러질 수 있고 명분도 잃기 때문이다. 이에 의협 송형곤 공보이사는 "시민단체가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하지만 의협은 시민단체의 이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포괄수가제 반대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의해 일언지하에 거절당한 포괄수가제에 대한 대국민 설문조사를 공동으로 하자는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으나 여론조사 기관을 통한 단독 설문 조사는 준비하고 있다. 조사를 통해 반격 기회를 잡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시민단체마저 등을 진 마당에 의협은 병원들의 도움이 절실한 실정이다.
지난 18일 저녁 노환규 회장은 수도권 대학병원장 초청 간담회를 열고 포괄수가제의 문제를 지적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참석 병원장들은 반대 포스터를 붙이는 등으로 돕겠다 답했다.
하지만 병원들이 벽보 게재 외 실질적이고도 적극적인 도움을 줄지는 미지수다. 이 모임에서 병원장들과 의협이 약간의 온도차를 보였기 때문.
의협은 포괄수가제에 관심을 갖고 호소하는 반면 병원들은 올 8월 시행되는 응급의료법 개정안에 더 촉각을 세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노회장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병원들은 오히려 우려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의협을 긴장시키고 있다.
대한병원협회는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있진 않지만 백성길 신임 중소병원협회장은 지난 15일 총회에서 "국민을 버리고 가는 정책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포괄수가제에 대한 반대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의정 대립이 민의정 대립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는 포괄수가제는 앞으로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시민 마저 등을 돌린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의협이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