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질병 급여화 절실"

22일 춘계학술대회 개최...“고도비만 의료적 도움 필요”

2012-04-23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염근상 홍보이사.
“비만은 질병이다.”

대한비만학회(회장 최윤백)가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흘러가는 비만의 문제를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에 나선다.

비만의 문제를 미용의 목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의료행위의 도움이 필요한 치료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비만학회 염근상 홍보이사의 설명이다.

국민 절반이 대사증후군 환자
대한비만학회는 이번 학회의 주제를 ‘비만과 대사증후군’으로 정했다.

염 이사는 “과거에는 체질량을 중요하게 여겼지만, 체질량보다 체지방량이 더욱 중요하다”며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및 지방간 같은 성인병의 원인이 체지방과 연계된 것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대사증후군을 통해 만병의 근원이 되는 비만과 성인병의 연관성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국민들에게 홍보하기 위해 ‘비만과 대사증후군’을 주제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염 이사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성인의 40%이상이 대사증후군 환자로 분류된다. 뿐만 아니라 그 유병률도 매년 2~3%씩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는 “이대로 가면 조만간 국민 두 명 가운데 한 명은 대사증후군이라 할 정도로 증가 속도가 빠르다”라며 “특히 소아청소년도 성인 목지 않게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비만학회는 특히 소아청소년과 가임기 여성의 비만문제에 초점을 두고 학술대회를 구성했다.

염 이사는 “예전에는 소아청소년 가운데 학동기 아동들의 체중증가에만 초점을 맞췄다”면서 “그러나 최근에는 만 4세부터 대사증후군에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심지어 6~7세에 30~40대 성인 수준에 도달한 아이들도 많다”며 “이번 학회에서는 놀이방과 어린이집 등 비취학 아동들의 관리를 통해 학동기와 청년층의 비만을 예방하는데 초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임기 여성의 경우는 임신 전 체중이 증가한 여성이 마른 체형의 여성보다 산후 체중증가가 많더라는 것이 밝혀졌다”며 “가임기 여성의 비만을 관리하는 것이 고혈압과 당뇨 등 임신과 출산 후 질환 예방에 효율적이라는 것도 다른 하나의 초점”이라고 덧붙였다.

대사증후군...잘못된 인식에서 출발
염 이사는 한국인들이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비만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그는 “일반적으로 고기만 안 먹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요즘의 비만증세는 고지방식보다는 단당류의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해서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지적했다.

한국인들이 경우 서양인에 비해 내장지방이 더 많이 축적돼야 대사증후군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흰쌀밥은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는 잘못된 생각에서 출발한 식습관으로 인해 비만에 노출될 위험이 더 많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미 고도비만에까지 이른 환자들의 경우에도 미용적인 입장에서만 바라보며 강한 운동과 식이조절로만 살을 빼려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방송에서 지나치게 선정적인 모습만 비춰주면서 의료인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마저 반드시 필요한 의료행위는 도외시한 채 운동과 식이요법에 대한 환상에 젖어 있다는 것.

염 이사는 “비만은 미용이 아니라 질환”이라며 “일반적인 방법만으로 고도비만 환자의 체중을 줄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학적으로 바람직한 체중감량은 한 달에 2kg정도”라며 “이를 초과할 경우 면역체계가 무너질 수 있고 대사적으로 무리가 온다”고 강조했다.

급격하게 체중을 줄일 경우 면역체계의 이상 뿐 아니라 감소된 체중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에도 무리가 따른다.

염 이사는 “살찐 사람들과 마른 사람들은 대장균 층이 달라서 영양 흡수력도 다르다”며 “그러나 급격하게 살을 뺄 경우 대장균층이 변화하지 않아 대사적을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수가체계 개선과 대국민 인식전환에 나설 것”
현재 국내에 고도비만환자는 대략 20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이 체계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대한비만학회는 수가체계 개선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비만관리를 치료행위가 아닌 미용적인 행위로만 판단해 수가에 반영되지 않는 현실을 타개하겠다는 뜻이다.

염 이사는 “비만을 미용이 아닌 질병의 차원으로 확대해 나가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면서 “컨센서스가 형성되면 급여의 문제도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고도비만환자들은 약물이나 식이조절로는 한계가 있어 수술인 도움이 필요하다”며 “의학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꼭 보험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도비만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적지 않다”며 “빨리 급여화가 이루어져 200만명에 가까운 환자분들이 의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대한비만학회는 대국민 인식전환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잘못된 정보를 대신해 학회차원에서 올바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이를 홍보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대한비만학회는 홈페이지에 일반인들을 위한 비만상식이나 이와 관련한 교육자료등을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염 이사는 “의학적인 비만의 진단기준과 인터넷에서 떠도는 비만의 기준이 크게 다르다”며 “속설에 나도는 것은 이상적인 기준이 아니다. 그런 부분을 홍보하는 것이 학회의 임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진행한 비만의 날이나 비만 박람회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올바른 지식을 전달해 줄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실제로 의료행위를 하시는 의료진들에게도 학문적인 지식을 전달하려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