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장기생산용 돼지 개발 성공
노무현 대통령 연구현장 방문 격려
2003-12-11 의약뉴스
노무현 대통령은 연구현장을 방문하여 연구결과를 살펴보고 관련 연구진을 격려했다.
이 행사에는 박호군 과학기술부 장관과 정운찬 서울대 총장을 비롯한 150여명의 서울대 교수와 연구진이 참여했으며 연구책임자인 황우석 교수(수의학과)와 안규리 교수(의대 신장내과)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특수한 유전형질을 지닌 소와 돼지들이 태어날 때까지의 전 과정을 시연해 보였다.
인간에게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이라는 신경질환을 야기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광우병에 걸리지 않는 소를 생산하기 위해서 유전자를 삽입한 세포를 이용하여 복제한 것이다. 사람이 크로이츠펠트야콥병에 걸리면 광우병에 걸린 소와 유사하게 뇌에 스폰지처럼 공포(空胞)가 형성된다.
광우병은 1985년 영국에서 최초로 발병된 이래 23개국에서 20 여만두에 발생되었고 350 여만두가 소각처리 되었는데 그 피해액은 수십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은 139명의 사람에게 발병되어 전원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발생되지 않았으나 이웃 일본에서는 8두가 광우병에 걸리고 관련 산업에 2조원 이상의 피해를 입혔다.
그 동안 학계에서는 광우병에 대한 근본 대책으로 ① 생체내에서 축적되지 않으면서 정상기능을 하는 프리온 변이단백질의 과발현 또는 프리온 유전자가 제거된 개체를 생산하여 예방하는 방안과 ② 광우병 발병을 차단시키는 물질을 개발하는 방안이 제시되어 왔다. 이중 ①의 방안이 실용적 가치가 높을 것으로 평가되어 왔는데 이 방법을 서울대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성공시켰다.
현재까지 분만된 4두의 소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 등 검증을 한 결과 프리온 변이단백질이 과발현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연구는 서울대를 비롯하여 전남대, 충북대 등 7개 대학의 120여명이 참여하여 3년간 진행한 사업이며 그 결과는 국제특허로 출원되었다.
또한 현재 임신이 진행중인 15두의 복제소가 추가로 출산하면 유전자 검사를 거쳐 일본 쯔꾸바에 위치한 일본동물위생고도연구시설에 보내 한일 양국간 공동 연구에 의해 생체 저항성 검증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광우병 발생이 보고되지는 않고 있으나 국제화에 따른 경제동물 및 축산부산물 교역증대로 유럽에서 시작된 광우병의 국내 발생가능성은 언제라도 열려있다. 만약 광우병이 국내에 발생한다면 관련 산업 전 분야에 막대한 피해 및 사회적 불안을 초래할 것이며 국내 축산물의 생산기반마저 황폐화될 수도 있다.
광우병이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현재의 과학수준으로는 환축 도살처리 및 발생국으로부터의 축산물 수입금지 이외에 특별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에서 광우병 발생방지를 위한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 시점에서 광우병 저항소의 세계 최초 생산은 우리나라의 생명공학 기술수준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동시에 선보인 인간의 면역유전자(hDAF)가 들어있는 형질전환 무균 미니돼지는 사람에게 심장, 간 등 장기를 제공할 수 있도록 조절된 돼지이다. 이 돼지는 지난 9월 9일, 10월 18일, 11월 17일 3회에 걸쳐 6두가 분만되었다. 이중 3두는 사산되었으며, 3두는 분만 후 무균 인큐베이터 내에서 살다가 수 일 후에 폐사하였다. 이중 2두에서 hDAF가 발현되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 돼지를 탄생시킨 세포는 미국 시카고 의대에서 30년 이상 무균상태로 유지되어온 인간크기의 미니돼지로부터 얻은 것이다. 연구팀은 지난 3월초에 시카고 의대로부터 분양받은 이 세포에 hDAF 유전자를 삽입하고 체세포 복제과정으로 이 돼지를 탄생시켰다. 연구팀은 그간 100 여두의 대리모에 15,000 여개의 복제배아를 이용하여 착상을 시도 끝에 분만까지 성공한 것이다.
돼지 장기가 인간에 이식되기 위해서는 무균상태여야 하고 돼지의 크기가 인간크기로 조정되어야 하며 거부반응을 야기시키는 유전자를 조절한 후 복제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와 같은 전체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돼지의 탄생은 세계 최초로 평가되고 있다.
연구팀에 의하면 향후 인간에 이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분만 돼지에 대한 생존율 향상, 이종 동물간 이식술 및 면역조절기술 등이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연구팀은 분만 후 長期 생존에 실패하는 원인규명과 함께 현재 진행중인 개, 바분원숭이에 이식하는 기술을 발전시켜 인간에게 적용하기 위한 제반준비를 계속하고 있다.
앞으로 이번 연구 결과를 실용화시키면 연간 수천억원 이상의 로얄티 수입과 함께 장기제공 돼지의 생산과 수출로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일 것으로 연구팀은 전망했다.
이날 노무현 대통령은 이와 같은 연구결과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개발에 참여한 연구원들을 치하하고 앞으로 정부는 생명공학을 차세대 성장동력기술의 하나로 선정하여 집중 투자함으로써 2010년까지 생명공학기술을 선진 7개국 수준으로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과학기술이 한국경제를 이끌어 국민소득 2만 달러를 여는데 주역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의약뉴스 이창민 기자(mpman@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