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호수, 그대 배 저어 오라

2011-10-18     의약뉴스

이른 새벽의 호수는 물안개에 쌓여 있다.

   

한 남자가 배에 있다.

   

노 저어갈 가련한 여인이라도 찾아 가려는 것일까.

   
가을이 깊어 가면 김동명의 시 '내마음은 호수요'가 생각난다.
   
▲ 계곡물 끝자락에 호수가 있다.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 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옥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내 마음은 촛불이오

그대 저 문을 닫어주오

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최후의 한방울도

남김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

그대 피리를 불어 주오

나는 달 아래 귀를 귀울이며

호젓이 나의 밤을 새이오리다

내 마음은 낙엽이요

잠깐

그대의 뜰에 머무르게 하오

이제 바람이 일면

나는 또 나그네같이

외로이 그대를 떠나오리다.

김동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