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 슈퍼판매, MB에 화살 날려
대통령이 나서서... 3권 분립 원칙 무시 주장
2011-10-11 의약뉴스 김창원 기자
대약은 성명서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일반의약품 약국 외 판매를 위한 법 개정 협조 요청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의약품 약국 외 허용이 세계적인 재정 위기 극복과 비견될 만큼 급박한 정책 현안이 아님에도, 대통령이 나서서 3권 분립의 원칙을 무시하고 국회의원을 압박할 사안인지 되묻고 싶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의약품 약국 외 판매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약속과 신의가 번복될만한 상황 변화가 없음에도, 약속과 신의를 무시하는 오늘의 행태에 대해 우리 약사들은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으로서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또한 “그동안 정부는 의약품의 특수성과 안전성은 무시한 채 대통령의 뜻이라는 한 마디에 시장 경제논리에 근거해 의약품 약국 외 판매를 밀어붙이기 식으로 추진해왔다”고 덧붙였다.
대약은 의약품 약국 외 판매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의 주장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약국 외 판매로 의약품의 가격 거품이 빠질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 “OECD 30개 국가의 비처방의약품 소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약국 외 판매를 허용하지 않는 국가와 허용하는 국가의 가격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약국 간의 경쟁으로 일반의약품은 저마진에 팔리고 있으나, 슈퍼의 경우 주력품목이 아닌 의약품에 대해 가격할인을 할 이유가 없다”면서 “이미 일부 의약품이 의약외품으로 전환돼 슈퍼에서 팔리고 있지만, 약국보다 오히려 비싸게 판매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의약품 약국 외 판매가 가져올 부작용과 문제점에 대해 의도적으로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면서 “약국 외 판매를 허용하는 국가의 경우 의약품 안전성이 확보됐기 때문에 약국 외 장소에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약국 외 판매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약국 접근성을 보완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허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야시간대에 의약품을 구입하기 어려운 것과 관련해서는 “휴일 및 야간시간대 국민 의료이용 불편의 핵심은 의료기관의 조기 폐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이에 대한 해결책은 의약품 슈퍼판매가 아니라 24시간 운영되는 지역별 보건의료센터 설립”이라고 못 박았다.
국민 불편의 해소라는 명분으로 의약품 사용의 경제적 부담과 안전에 대한 책임을 국민에게 전가시킬 것이 아니라 야간 공공의료센터를 설립해 국가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끝으로 대약은 “우리는 약사의 이익이나 기득권을 떠나 어떤 상황에서도 의약품 사용의 안전성을 포기할 수 없다”고 천명하고 “약 권하는 사회는 건강하지 못한 사회이며 국민이 건강한 사회, 보건의료정책이 바로 서는 국가를 위해 올바른 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바로잡을 것”이라며 약사법 개정 저지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이처럼 대약이 성명을 통해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은 국감 이후 약사법 개정이 그대로 추진되는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국감에서는 여러 의원들이 약사법 개정을 반대하는 분위기를 풍겼지만, 국감 마지막 날 민주당 주승용 의원이 “의약품 재분류가 끝나면 상정하겠다”는 발언을 하면서 약사법 개정안의 향방을 알 수 없게 돼버렸기 때문이다.
특히 언론에서 약사법 개정안을 반대하는 국회의원들에 대해 연일 비판이 이어진 가운데 이뤄진 대통령의 발언이라는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약은 오는 28일 임시총회를 통해 지금까지의 투쟁 방향과 내용을 점검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투쟁 계획을 보완할 예정으로, 이번 이명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대약의 향후 계획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