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 상호간 강력한 비난 갈등격화

"4조 조제료낭비"에 "27조 가져가"

2003-12-04     의약뉴스
내년 수가 문제로 출발한 의협의 일간지 광고에 약사회에 대한 비난성 내용이 게재되고 약사회의 맞대응 성명이 발표되면서 두 직능간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의협은 광고를 통해 의약분업으로 약사들에게 4조원이라는 조제료가 지급돼 건보재정의 낭비를 가져왔고, 환자가 원내 약국과 외부약국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약사회는 3일 '의협의 망발 재발증세에 대한 반박 성명'이라는 강한 비난을 담은 제목으로 성명을 발표하고, "대한의사협회가 궤변과 억지주장을 되풀이하여 '오만과 편견에는 치료약이 없음'을 재확인 시켜준 데 대해 슬픔과 애처로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약사회는 의협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10.6%의 수가 인상을 제시했다가 이렇다할 대응도 못하고 요구를 관철시키지 못하자, 내부 비판을 딴곳으로 돌리기 위해 거액을 쏟아 버리면서 겉과 속이 다른 거짓을 퍼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건정심 협의과정에서 의협은 우왕좌왕하며 주장도 제대로 펴지 못했고, 그동안 27조 1천억을 병·의원이 가져가면서 과잉진료와 고가약 처방, 부당 청구로 보험재정을 축낸 사실을 감추고 있다고 비난했다.

두 직능의 대립은 원천에는 의약분업으로 인한 파이를 누가 더 가져가고 있는 것이냐는데 있다. 의협은 조제료에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택분업을 해야 한다는 것.

쟁점은 선택분업에 있고, 의협이 이런 주장을 들고 나온 것에 대해 여러 가지 각도의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의약계 일각에서는 의협이 이를 지속적으로 주장하면서 내년 총선용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많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곧 총선 출마자 중 선택분업을 지지하는 사람에게 표를 몰아주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선택분업은 환자에게 병원내 또는 외부 약국 중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이를 환자에게 선택하라고 하면 결과는 자명하다. 환자가 불편한 몸을 끌고 굳이 외부에 개설된 약국에 갈 이유가 없다.

따라서 선택분업은 그 만큼 대국민적인 설득력을 갖고 있다. 곧 진료-처방-투약 까지 병원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용어만 분업일 뿐 의약분업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과 마찬가지 결과를 가져 온다. 문전 약국은 존재의 의미가 없어진다.

선택분업은 정부가 강력히 추진 해 온 의약분업을 일거에 뒤집는 일로 정책으로 채택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고, 결국 그 배경에는 총선이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한 약사회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선택분업이 될 가능성은 전무하다. 만약 되더라도 약사회의 대응책은 이미 마련돼 있다"며 "의협은 약사회와 같이 해결할 문제와 그렇지 않은 문제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심장한 평을 내놓았다.

곧 수가 문제는 공조를 해야할 사안이지 대립을 해야 할 사안은 아니라는 것인데, 의협은 이미 결정된 수가가 번복될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판단, 선택분업을 들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의약뉴스 이창민 기자(mpman@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