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 간호조무사 관심 '이유는'
복지부 ,간호등급제 개선... 지지부진
중소병원들의 간호분야 인력난이 가중되자 대한중소병원협의회(회장 권영욱)가 대한간호조무사협회(회장 임정희)와 손잡고 인력 수급을 원활히 하는 데 협조하기로 했다.
대한중소병원협의회와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9일 천안충무병원 대회의실에서 양 협회 회장과 임원진이 참석한 가운데 '유휴간호조무사 재취업지원사업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중소병원협의회와 간호조무사협회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1년 이상 집에서 쉬고 있는 유휴간호조무사들 중 다시 일할 의사가 있는 인력들을 발굴하고 일터로 돌아오게 하는 데 협력하기로 다짐했다.
또한 간호조무사 인력의 질 제고를 위해 단순한 채용 독려 뿐 아니라 재취업 교육 및 직업훈련에도 힘쓰기로 했다. 중소병원협의회측에서는 간호조무사들이 기왕이면 장기 근속할 수 있도록 임금이나 근무조건 등을 표준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중소병원들이 간호사가 아닌 간호조무사 인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속내에는 복지부의 간호등급제 개선이 지지부진하다는 문제가 있다.
복지부는 지난 6월까지 간호협회와 간호조무사협회, 병원협회 등과 함께 간호인력 업무 조정 간담회를 개최해 왔지만 간협과 조무사협회간 입장 차이가 커서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애초에 복지부는 상반기까지 대책을 내놓기로 했지만 약속 시한을 넘기자 중소병원들의 불만이 커지게 된 것.
현재 지방 중소병원은 간호인력난 심화로 대구지방의 경우 간호사 초임이 3천만원을 넘길 정도로 인상됐다. 그 결과 간호등급제를 포기한 중소병원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간호 인력 배출을 갑자기 늘리기 힘든 상황에서 가능한 대안은 등급제를 완화하거나 간호조무사를 허용하는 방안이다. 결국은 참다 못한 중소병원들이 스스로 인력 발굴에 나서기로 한 셈이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의 한 관계자는 "현재 전국의 간호조무사 자격 보유자는 49만명에 달하는 데 비해 실제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인력은 14만에서 15만 정도밖에 없다"며 "개인사정이나 다른 이유를 고려하더라도 간호조무사 인력이 수요에 비해 지나치게 적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구나 비용 등의 문제로 간호사 대신 간호조무사를 필요로 하는 중소병원들이 많은만큼 유휴 인력을 일터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게 조무사협회의 의견이다.
이 관계자는 "유휴 간호조무사가 많은 대표적인 이유로는 아무래도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조건 문제가 큰 만큼 중소병원들과 논의해 안정적인 월급과 지위를 보장해 줄 필요가 있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