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 14억 내라 '못낸다' 시끌벅적

중복 납부, 서면이사회 등...분회 반발 움직임 확산

2011-08-01     의약뉴스 김정원 기자


대한약사회(회장 김구)는 지난 주 약사법 개정안 저지를 위해 특별회비를 걷기로 의결했다.

대약의 계획대로라면 전 회원이 5만원 씩, 전체 회원이 납부할 경우 14억 원이 넘는 돈이 걷히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이미 일선 분회와 시도지부 등에서 많게는 100만 원까지 성금을 걷은 바 있어 중복 납부가 된다는 사실이다.

경기도 오산시약사회 김대원 회장은 “이미 회원들에게 30만 원씩 특별 성금을 걷었다”면서 “대약의 결정은 이해하지만 회원들에게 공지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어제 경기도 분회장 회의를 열었는데, 이미 경기지부 대부분의 분회에서 성금을 걷었기 때문에 추가적인 회비 각출을 어렵다는데 대부분 동의했다”며 이 문제가 오산시약사회만의 고민은 아니라는 점을 전했다.

대약 한 관계자는 “추가로 회비 납부가 어려운 경우 이미 걷은 회비에서 납부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는 의지의 문제로 본다”고 말했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전혀 그렇지 않다.

김대원 회장은 “이미 걷은 것을 대약 특별성금으로 전환하려면 회원들에게 의사를 물어봐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확인된 바로 회원들은 얼마가 됐든 약사법 개정 저지를 위해서는 얼마든지 회비를 낼 수 있지만 대약의 의지, 리더쉽을 보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대약의 신뢰 회복이 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무엇보다 문제는 특별회비의 결정과정”이라면서 “서면이사회를 통해 특별회비를 결정했는데, 이는 내가 약사회에 몸 담으며 처음 보는 의사결정”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서면이사회가 가능하다면 서면대의원총회도 가능하지 않겠는가”라며 “그렇다면 서면대의원총회를 열어 김구 회장의 퇴진까지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약의 특별회비 결정이 긴급한 상황에서 이뤄진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절차를 무시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미 20만원 씩의 성금을 모금한 바 있는 고양시약사회 함삼균 회장 역시 “일단 회원들에게 말하기도 미안한 상황”이라며 “대약의 결정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함삼균 회장은 “서면이사회에서 결정했다는데, 서면이사회의 근거가 무엇인가”라며 “듣지도 보지도 못한 과정”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시약사회 분회장협의회 회장인 최두주 회장(강서구약사회장)은 “강서구분회도 이미 10만원 씩 걷은 바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특별성금을 걷을 때 이미 회원들에게 대약에서 추가 회비 모금을 할 것 같다고 공지를 했고, 이미 납입된 부분에서 전용하는 것을 허락받은 상황”이라며 타 분회에 비해 대약에 회비 납부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늘(1일) 서울시약 분회장들과 김구 회장의 면담이 있는데, 거기서 특별회비에 대한 말이 나올 것 같다”라며 “서면이사회를 통해 회비를 결정한 부분에 대해 현장의 분회장들은 불만이 많다”고 전했다.

특히, 대약이 복지부를 공격하는 논거 중 하나가 바로 ‘절차의 정당성’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서면이사회라는 특이한 과정을 통해 특별회비를 결정한 대약 역시 절차적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대약 한 관계자는 “이미 지출된 광고비나 현수막 등 비용이 많이 들고, 장기적 홍보활동이 불가피해 특별회비를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하지만 우리도 얼마나 걷힐지 모르겠다”며 결정에 대한 자신감은 적은 모습이었다.

또한 “서면이사회가 정관에 규정된 바는 아니지만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긴급히 결정할 중요한 현안에 대해서 서면이사회를 수 차례 진행한 바 있다”고 밝힌 대약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지난 집행위 회의에서 지부장들을 중심으로 결정된 사안”이라며 절차에 대해서도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회비’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회비를 납부하지 않았다고 해서 회원들에게 불이익이나 제제조치는 없을 것으로 안다”고 대약 관계자가 밝혔지만, 분회에서는 “그렇다면 분회에서는 회비를 걷기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며 ‘회비’인만큼 정관에 준한 제제가 없을 경우 특별회비를 걷어야 하는 분회는 더 곤란해 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약이 약사법 개정 저지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기로 결정한 가운데, ‘총알’인 특별회비부터 이견이 불거져 나오며 대약의 ‘단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