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이상영 조재국 한 목소리 왜?
슈퍼판매 공청회...안전보다 편의 강조
2011-07-16 의약뉴스 김정원 기자
공청회에서 보건복지부를 대변해 참석한 이동욱 정책관은 발제문을 통해 “약화사고시 의약품의 선택과 복용에서 알려진 부작용에 기인한 부작용에 대한 책임 소재는 소비자에 맡긴다”라고 언급했다.
공청회 말미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서도 이 정책관은 “약국 외 판매로 인해 국민들의 복약량이 늘고 오남용이 문제될 것이라는 전제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 고민하고 국가가 모든 부분에서 다양한 안전관리 시스템을 책임지고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란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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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사회 임원들이 공청회에 앞서 연좌 시위 하고 있다. | ||
또한 “약화사고 보상체계 마련에 고심 중”이라면서 “내년 4월 시행되는 의료분쟁조정법과 맥을 같이한 약화사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동욱 정책관의 말을 종합해 보면 가장 큰 문제는 국민 건강을 책임져야 할 복지부에서 당연히 예상되는 문제와 지금까지 여러차례 지적 받아왔던 사안에 대해 아직까지 대책마련을 하지 않은 채 모든 결정을 ‘약사법 개정 이후’로 미루고 있다는 것.
국민의 보건의료를 담당하는 주무관청을 대표한 자리라면 누구보다 먼저 약화사고에 대한 대책을 제시하고, 이후에 일반의약품의 안전성과 편리성을 논했어야 하지만 복지부 대표는 일단 ‘법부터 고치고 문제는 추후에 논의하자’는 자세를 고수했다고 약사회는 비판하고 있다.
이동욱 정책관이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바로 “이 점을 고려해 보겠다”는 것이었다.
공청회를 통해 약사법 개정시 미비점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선후가 뒤바뀐 논의라는 지적이다.
복지부는 법 개정을 전제로 한 공청회를 진행했지만, 오히려 법 개정 여부를 결정할 때 공청회를 열어 예상되는 문제와 장점을 폭넓게 수용하고, 문제에 대해서는 대책을 마련해 제시했어야 했다는 것.
이동욱 정책관은 “이미 중앙약심에서 합의 된 문제”라며 이 날의 공청회가 약사법 개정의 전제 하에 실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복지부가 고려해야 하는 문제가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문제라면 법 개정 의지를 밝히기 전 먼저 국민이 국가를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부터 제기했어야 순서가 맞았다.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법 개정이 먼저, 대책은 나중에’를 반복하는 모습은 과연 복지부의 정책부서가 이정도 수준밖에 되지 않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키웠다.
의약품 판매 시스템의 변화가 가져올 부작용을 예상하면서도 대책 논의보다 법 개정이 먼저돼야 하는 이유를 복지부는 밝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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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사회는 공청회에 앞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일방 퇴장 하면서 공청회의 절차적 부당성을 알리는데는 일단 성공했다. | ||
이동욱 정책관은 보사연 이상영 실장이나 같은 보사연 소속이자 중앙약심 좌장 역할을 맡고 있는 조재국 위원의 발언에 비한다면 상당히 균형 잡힌 시각이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보사연 이상영 실장은 마치 규제개혁위원회에서 나온 사람인 듯 보였다.
이상영 실장은 일반의약품 약국 외 판매 장소에 대해서 “허가제보다는 신고제로 하는 게 낫다”면서 “규제는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판매업소 관리는 현실적으로 판매자에 대한 교육에 무리가 있는 만큼 필요가 없고, 포장단위, 용량제한, 구입연령제한 등도 약국에서 판매되는 동일한 약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되도록 최소화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 실장의 말대로라면 장소 뿐 아니라 구입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소비자에게 맡기고, 당연히 그에 대한 책임도 직접 구매한 소비자에게 있게 된다.
다시 말해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에 대해 모든 규제 장벽을 최소화 하는 게 옳다고 주장한 것이다. 경제단체가 아닌 복지부 출자기관의 연구원으로서 상당히 충격적인 인식이었다.
좌장으로 나선 조재국 위원은 공정성을 담보해야 할 중앙약심의 공익대표, 약사법 개정 공청회의 좌장으로서 자격을 의심하게 만드는 수준의 발언을 남겼다.
조 위원은 마지막 정리발언을 통해 “보건의료의 제도와 정책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입장에서 소비자의 지적 수준 향상과, 의약사의 역할 변화, 제약산업의 안전성에 대한 투자 확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들에게 약사의 역할이 진열장의 약을 꺼내주는 사람으로 변질된 것은 약사들의 자업자득”이라며 약사 사회에 대한 쓴소리를 냈다.
이어 조 위원은 “안전성에 관한한 미국의 사례를 선호한다”며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사람 몸값이 높은 나라가 안전성이 높은 나라”라는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발언을 했다.
그는 담배를 예로 들며 “미국에서는 문제가 있다고 밝혀진 제품은 변호사들이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면서 “미국을 따라갈 경우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걱정이지 안전성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라며 미국식 의약품제도에 대해 찬양 일색의 말을 늘어놓았다.
공청회 회의 자리에서 스스로 “흥사단에 몸담고 있다”라고 밝힌 조재국 위원의 공정성마저 의심케 만드는 발언이었다.
사람의 목숨 값으로 한 나라의 의약품 안전성을 논하는 모습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정치색이 뚜렷한 주장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다는 것.
이날 공청회에서 보여 준 복지부, 보사연, 조재국 위원의 공통점은 바로 ‘모든 상황을 종합적이고 객관적으로 판단할 줄 아는 합리적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제도를 실시한다는 자유주의경제학자들의 이상적 소비자를 모델로 하고 있는 발언들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자유주의경제학자들조차 자신들의 가정에 오류가 있다고 인정하는 시점에서 이런 주장을 펼치는 정부기관 담당자들의 잇단 발언은 이들에게 공익성이 우선돼야 하는 의약품 약국 외 판매 논쟁조차 사적 자본주의 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