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약회장 2차토론회 '예봉 피하기'

카운터, 대체조제, 신상신고 쟁점

2003-11-19     의약뉴스
건약과 약사통신 주관으로 18일 열린 대약 회장후보자 토론회에서는 천편일률적이었던 첫 번째 토론회와는 달리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후보검증 시도가 있었다.

토론회는 건약과 약사통신에서 각각 두 명씩 네 명의 패널들이 후보자들에게 전체적으로 혹은 개별적으로 질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공통적인 사전 질문인 의약분업 평가, 약대6년제 방안, 수가 문제, 김화중 장관 퇴진론 등에 대해서는 세명의 후보가 거의 비슷한 입장을 표명해 특이점을 찾을 수 없었다.

의약분업에 대해서는 주사제를 약사가 다룰 수 있도록 되찾아 와야한다는 것이었고, 약대 6년제에는 임상약학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수가 문제는 연구 용역을 강화해 대약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고, 장관 퇴진론에 대해서는 시민단체의 입장을 약사회가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것이었다.

토론회의 핵심은 패널들의 자유질의에 있었다.

우선 관심을 끈 것은 카운터 문제였다. 후보자들에게는 카운터나 가족들이 환자에게 약을 판매하도록 한 적이 있느냐는 곤란한 질문이 던져졌고, 이에 대해 세 후보는 모두 그런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당당하게 긍정한다"고 평하자 세 후보는 "쑥스럽게 긍정했다"며 예봉을 피한 뒤, 카운터는 반드시 근절되야 하지만 약국 보조 인력은 약국에서 불가피한 존재라고 입을 모았다.

또 카운터 운용시 처벌 내역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냐는 질문에 세 후보는 "과중하다"고 했을 뿐, 정확히 답변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약사법 제35조제1항의 약국에서 약사 아닌 종업원등이 의약품을 판매했을 때 약사는 1차 업무정지10일, 2차 업무정지1월, 3차 업무정지 3월, 4차 자격정지3월의 행정처분을 받는다.

무자격자 당사자에게는 5년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세 후보에게는 토론회 직전 7품목 전부 '대체조제 불가'라 기입되어 있는 처방전이 주어졌는데, 약사로서 약이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겠느냐는 질문이 들어왔다.

문재빈 후보는 의사에게 전화해 약을 바꾸겠다고 했고, 원희목 후보는 대체조제후 의사에게 팩스를 넣겠다며 대체조제 불가 표시는 법에 없는 의사들의 임의적 행동이라고 말했으며, 전영구 후보는 7품목 모두 대체조제 불가 표시를 하는 것은 악의적인 행동이라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집단 신상신고 문제가 거론돼 격론이 벌어졌다.

일부지역에서 신상신고를 많이 한 것과 이것이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한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세 후보에게 던져졌다.

문재빈 후보는 특정 대학 출신이 분회장으로 있는 곳에서 발생했다며 이번 일은 도덕적인 문제라며 반드시 문제제기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목 후보는 직선제하에서 신상신고가 태부족한 상황이라서 회원의 권리를 찾아준다는 차원에서 서울대 동문들을 만날 때마다 권유했다며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불법으로 규정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영구 후보는 지방이나 성남 약사들이 서울에 신상신고를 했다며 이미 다 알려진 것이니 인정할 것은 인정하라고 다그쳤다.

후보자들에게는 답변이 난처한 질문들도 개별적으로 나왔다.

문재빈 후보에게는 공약으로 내세운 '약사발전연구소'의 막대한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 것이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회원들이 일년에 5만원씩만 도와주면 된다고 답했다.

원희목 후보에게는 주사제 문제에 대해 책임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원 후보는 이에 대해 당시 의료계의 저항이 강해 수비적으로 협상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제는 상황이 바뀐 만큼 되찾아 와야한다고 말했다.

전영구 후보에게는 과거 대약 회무를 등진 일이 있었는데 자신이 대약회장이 되서 그런 일을 당하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 전 후보는 시약 업무가 과중해서 그랬던 것이라며 시약 회장이 그렇게 나온다면 의견을 존중할 것이라고 답했다.

후보자들에게는 선거운동 과정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세후보는 일일이 사람을 만나러 다니기가 너무 힘들다며 지역별 토론회의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거자금 공개 의향에 대해서 전영구 후보는 모두 밝히겠다고 말한 반면, 문재빈-원희목 후보는 밝힐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이밖에도 빈번한 약사감시, 낱알 반품, 약국 노사문제, 시장개방 문제 등이 다루어 졌으나 이미 알려진 답변이 나왔다.

한편, 만약 회장 선거에서 낙선 후 처신에 대한 질문에서 문재빈, 전영구 후보는 그럴 일이 절대로 없어 답변할 말이 없다고 말했고, 원희목 후보는 가족들과 세계여행을 가겠다고 말했다.

이 날 토론회는 인터넷으로 전국에 생중계될 예정이었으나 불발되어 아쉬움이 남았다.

한 참석자는 토론회 후 "문재빈 후보는 결의에 찬 모습을, 원희목 후보는 아이디어를 지닌 느낌을, 전영구 후보는 원만한 이미지를 가졌다"며 "경기도약이 수리를 거부한 신상신고 문제가 선거의 쟁점으로 떠오를 것 같다"고 평했다.



의약뉴스 이창민 기자(mpman@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