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사 '헌혈사고' 좌불안석
관계자...시스템 처음부터 점검 밝혀
14일 청주에서 한 대학생이 헌혈 후 뇌사 상태에 빠지는 사고가 일어나자 대한적십자사에 비상이 걸렸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일 충북혈액원 관할 ‘헌혈의 집 충북대센터’에서 헌혈에 참여한 26살 문모씨는 현혈 직후 기념품을 고르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쓰러진 문씨는 충북대학교 병원에서 뇌출혈로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5일 후인 14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병원측과 대한적십자사가 추정하고 있는 의식상실의 원인은 ‘혈관미주신경 반응’이다.
혈관미주신경반응이란 일시적인 혈압 저하나 심박동 감소로 인해 뇌로 가는 혈류가 10초 이상 감소하여 뇌간의 망상체활성화계에 허혈 상태가 발생하고 이에 따라 실신 상태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을 말한다.
혈관미주신경반응으로 의한 실신은 그리 드문 것이 아니어서 정상 성인의 약 3% 정도가 살아가는 동안 한 번 이상 경험하게 되며, 대개는 특별한 처치 없이 회복된다.
혈관미주신경반응은 헌혈과 관련된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로서, 대부분의 경우에는 잠시 휴식을 취하면 회복되지만 드물게 시간이 지난 후 증세가 나타나 2차 손상을 입는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 혈관미주신경반응은 처음 헌혈을 하는 사람에게서 더 흔하게 발생하지만 이전에 헌혈을 했던 사람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적십자사측은 “모든 헌혈자는 헌혈 후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 후 일상생활에 복귀하도록 하고 있고 당일 문씨에게도 숙지사항 등을 안내했으나 급작스럽게 전조 증상이 없이 이러한 사고가 발생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채혈 전 문씨의 혈압 등은 모두 정상수치였으며, 과거 4차례 헌혈 때에도 이상증세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간호사 인력부족으로 문씨가 헌혈하는 전 과정이 꼼꼼하게 모니터링 되지 못했던 점, 평소 6-7분 걸리는 헌혈이 3분 만에 끝났음에도 10분 이상 휴식을 취하게 하지 않았던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헌혈 후 공혈자가 사망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어서 150만건당 1건 정도이며 우리나라에서는 1981년 이래로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나 자칫 이번 사고로 인해 헌혈 기피나 적십자사의 이미지 실추가 있을 수 있어 혈액관리본부측은 극도로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혈액관리본부의 한 관계자는 “현장 간호사 인력이 넉넉하다고는 볼 수 없다”며 “현재 헌혈 시스템 전반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용현 한적처장은 15일 헌혈의 집 충북대센터를 직접 방문하고 안전시설기준 등 세부지침을 만들어 이 같은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이번 사고로 인해 적십자사 혈액수급체계가 한차례 큰 점검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