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간호사, 박봉도 상관안해?

서울대 평균 지원율 높아...병동 3교대 보다 나아 판단한 듯

2011-05-31     의약뉴스 정세진 기자
어렵게 간호사 자격증을 따 놓고도 월 150여만원의 박봉을 받고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학병원이나 제약사 연구센터에 근무하는 이른바 ‘연구간호사’ 들이 그들이다.

최근 연구간호사 모집공고를 낸 분당 서울대병원의 경우 평균 지원율이 3:1정도로 결코 적은 편이 아니다. 자격증이 있는데도 굳이 박봉의 연구간호사를 하려는 이유는 뭘까.

물론 이들 중 상당수는 대학원 과정 중 자기 시간을 갖기 위해 일을 한다. 연구 관련 업무를 하므로 학업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병동에서의 3교대 근무를 견디기가 힘들어서인 것으로 짐작된다. 대한간호협회의 한 관계자는 “임금과 처우가 안정된 병동 근무를 마다하고 연구간호사가 되려는 이들이 있는 것은 3교대 근무 등 노동 강도로 인한 고충이 그만큼 크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또한 주로 맡게 되는 업무가 환자와 씨름할 일이 없는 피험자나 샘플관리, 데이터베이스 정리 등 보조적인 역할이어서 부담이 적다는 이점도 작용한다.

현재 연구간호사는 별도의 모임이나 커뮤니티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정확한 실태는 알 수 없지만 대부분 대학원생이나 임신, 출산 후에 편한 근무를 위해 지원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간호행정학회지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연구간호사의 직무 만족도는 평균으로 환산하면 5점 만점에 2.97점으로 중간보다는 조금 높은 만족도를 보인다.

최근 한 언론 보도에서 '현재 직무에 대해 불만족한다'고 응답한 간호사 비율이 68.5%라는 것에 비추어 보면 업무 만족도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다만 프로젝트의 종류나 진행 상태 등에 따라 근무여건이나 업무량은 어느 정도 달라질 수 있고 알려져 있다.

보건사회연구원 오영호 보건의료연구실장은 오는 2025년이면 국내 간호사가 3만명 정도 부족해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보건당국에서는 유휴 간호사를 현장으로 불러오기 위해 여러 모로 애를 쓰고 있지만 노동강도와 육아와의 병행이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연구간호사나 양호교사 같은 좀 더 편한 직종으로 옮겨가려는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고질적인 인력부족으로 인해 간호사들은 병원을 떠나고, 이로 인해 인력이 더욱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연구간호사의 사례는 많은 간호사들이 봉급보다는 근로 환경을 중요시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예이다. 또한 이는 간호인력 확충을 위해 보건당국이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부분이 노동 강도 등 ‘삶의 질’ 부분임을 시사해 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