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간호사, 인턴 역할 대신하나?

인턴 폐지 업무공백 대안으로...아직은 반대 목소리 높아

2011-05-23     의약뉴스 정세진 기자
인턴제 폐지가 논의되고 있는 과정에서 인턴제도의 교육적 측면과 폐지로 인한 업무공백 등을 둘러싸고 다양한 의견들이 오가고 있다.

22일 열린 ‘전공의 수련제도 개편을 위한 공청회’에서 대한병원협회의 이혜란 수련·평가위원장은 병협 설문조사에서 80% 이상의 교육현장 당사자들이 인턴제 폐지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인턴과정은 전공을 선택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만약 인턴제 없이 의대 졸업생이 바로 면허를 얻을 경우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턴제도가 없어졌을 경우 생길 수 있는 업무공백에 관한 내용도 언급됐다. 현재 인턴은 저임금으로 병원의 ‘잡무’ 상당부분을 맡고 있다. 엄연한 의료행위이기 때문에 간호사나 기타 인력에게 맡기기는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전문성을 덜 필요로 하는 업무들이 인턴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전문간호사의 도입을 통해 인턴의 업무를 일정부분 흡수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간호사 도입은 전공의들이 반기지 않고 있다. 일부 병원에서 의사 대신 PA간호사의 업무 비중이 커지자 레지던트들이 현장에서 밀려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대한의학회는 인턴제도에 대한 개선방안으로 NR1 제도를 제시한 바 있다. NR1이란 인턴을 NR1으로 편입시키며 기존 레지던트 1~4년을 유지, 5년제로 수련안을 개편한다는 안이다. NR1은 교육관리 주체가 병원이 아닌 각 과와 해당 학회이기 때문에 교육의 내실화를 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교육의 주체가 각 과와 학회로 넘어감으로써 병원측에서는 다소 불리해지는 점이 있다. 이전처럼 저비용의 인턴으로 인건비를 아끼는 길이 막히는 셈이다. 병원협회 측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아직 어떤 언급도 하고 있지는 않다.

사실 인턴제 폐지 등 수련 제도의 개편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는 바이다. 다만 얼마나 효율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것인지, 인턴업무에 공백이 생긴다면 필연적으로 나타날 전공의 부담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가 관건인 셈이다.

의료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현행 제도에 당장 손을 대지는 않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갑작스런 변화로 인한 충격은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지난해 연구보고서를 중심으로 TF를 구성해 제도 개선에 대해 논의 중이다. 복지부 의료자원과 정우진 사무관은 "전공의 수련 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고칠 예정이고 인턴제가 가지는 장점도 있기 때문에 인턴제의 폐지보다는 올바른 개선으로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결국 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신중한 논의가 인턴제를 개선할 가장 합리적인 대안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