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더 못참겠다 '반기'
약가인하에 3조 손실에 ...복지부, 근거 미약 밝혀
2011-05-09 의약뉴스 김정원 기자
이미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간 기등재 목록정비사업과 시장형 실거래가제도는 리베이트 규제와 함께 제약업계에 경영압박을 가하는 요소로 작용해 제약업계는 그동안 제도 완화를 내심 기대해 왔다.
그러나 최근 각 제약사에 47개 약품군 1,000여 개 품목에 대한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통보했고, 여기에 제네릭 약가도 조만간 인하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면서 국내 제약사들은 ‘도저히 못 참겠다’며 한국제약협회를 중심으로 복지부의 정책에 대해 반기를 들었다.
제협, 매출 손실 3조 ‘물러날 곳 없다’
제약협회는 지난 3일 협회 회관에서 통합 워크숍을 열어 제약사 졸라매기식 정부의 약가인하정책에 대해 성토했다.
제약협회가 내 놓은 자료에 따르면 이미 강력한 약가인하정책을 시행하면서 또 다른 약가인하방안을 도입할 경우 2011년부터 2013년 사이 3조원 상당의 매출손실이 뒤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시장형 실거래가제도로 연간 1조1천억 원의 손실을 입고 있는 상황이며, 기등재 목록정비사업으로 2013년까지 1조 원 이상의 약가 인하가 불가피하고, 특허만료 의약품의 20% 약가인하제도 시행으로 연평균 500억 원에 가까운 약가 인하 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약제비의 추가 인하조치는 너무 가혹하다는게 제약협회의 입장이었다.
제협은 이러한 매출손실이 특히 국내제약사에 집중돼 있다고 분석하며, 정부의 일방적 약가인하정책은 결국 국내 제약사들의 R&D 투자 여력을 감소시켜 신약개발 등 국내제약업계의 질적 하락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정부가 추진하는 강력한 약가인하정책이 FTA 등 세계시장과 경쟁을 앞두고 제네릭 신약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국내 제약사들에게 심각한 경영 타격과 더불어 글로벌 제약사와의 경쟁력 약화가 필연적이라고 설명하며, 무리한 약가 인하 정책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복지부, 제약 주장과 달라
한편 주무기관인 복지부는 제약협회가 내놓은 약가 40% 인하나 3조원의 매출 손실에 대해서 근거가 빈약하다고 반박했다.
보건복지부 한 관계자는 전화를 통해 “시장형 실거래가제도 등은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제도”이라며 “기등재 목록 정비사업과 관련된 약가 인하에 따른 매출감소도 ‘최고가의 80%’이기 때문에 제약협회가 주장하는 것과는 다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해 제약협회의 시각과 판이하게 다른 인식을 보여주었다.
이 관계자는 제네릭 약가 인하에 대해서도 “보도자료도 냈듯이 복지부에서는 여러 가지 대안을 놓고 검토 중”이며 “아직까지 건보재정건전화 방안에 대해 추가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고, 복지부 내에서 안이 정해지면 독단으로 처리하는 게 아니라 관련 단체와의 충분한 협의를 거치게 될 것”이라며 복지부의 일방적 정책 시행이란 부분에 대해서도 부정하는 견해를 밝혔다.
건보재정건전화 방안과 관련해 복지부와 제약협회를 중심으로 한 국내 제약사 간의 마찰이 불가피한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복지부는 최근 리베이트 단속에 적발될 경우 최고 40%의 추가적 약가 인하 조치를 취하기로 하는 등 ‘리베이트와 약가는 별개’란 입장을 고수하는 제약사들의 주장과는 반대되는 정책을 발표해 이에 따른 추가적 반발도 예상되고 있다.
약가를 인하해 재정이 바닥을 보이고 있는 건보료를 유지하려는 복지부와 복지부의 쥐어짜기식 정책에 협회 차원의 반발을 보이기 시작한 제약사 간 힘겨루기가 어떤 방향으로 귀결될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