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형평성 시비 뜨겁다

부과 원칙 현실화...공정한 징수 핵심

2011-04-07     의약뉴스 정세진 기자

최근 제기된 공무원과 일반인 간의 건강보험료 납부 형평성 문제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민주당 최영희 의원은 공무원의 월정직책급과 특정업무경비 등 각종 수당도 ‘보수’에 포함시키는 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들은 건강보험 재정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부당한 건강보험료 징수에 대한 우리 국민의 관심도와 우려가 얼마나 높은가를 반증한다. 건강보험료의 형평성 시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어서 사안이 있을 때마다 시민단체와 이익단체 등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

보건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보험료 징수의 기준은 구체적인 사안으로 들어갔을 때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면이 있다”면서 “징수 내용에 이의가 있을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행정처분을 의뢰하거나 행정소송을 걸도록 되어 있지만 일반 국민들에게는 상당히 번거로운 절차인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건강보험료 징수의 형평성에 있어 과거부터 지금까지 문제가 되고 있는 고질적인 사안은 지역가입자와 직장가입자의 형평성 문제이다. 직장가입자는 자신이 다니는 직장에서 받는 ‘월급’에서 보험료가 산정되기 때문에 공정성 시비가 비교적 적은 편이다.

그러나 지역가입자의 경우 어디까지를 그 사람의 재산으로 보는가에 있어 갈등의 여지가 숨어있는 것이다.

가령 할부로 산 자동차나 만기가 남은 생명보험처럼 재산으로 보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호한 부분이 발생하게 된다. 네이버 카페 ‘국민건강보험지역가입자의 모임’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장인 장모의 재산까지 조사하려고 한다”, “내가 낸 건강보험료 액수가 정당한 것인가”하는 문의의 글이 올라온다.

실제로 이와 관련한 민원도 많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곽선희 간사는 “복지부나 공단에 민원을 넣어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 일이 많다”면서 “산정 기준에도 제도 개선이 필요한데 당국에서는 산정 기준을 조정하게 되면 보험료 수입이 줄어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민들이 한편으로 분노하고 있는 부분은 공정한 징수만 이루어져도 건강보험 재정 파탄은 막을 수 있는데 이번 공무원 보험료 납부의 경우처럼 불합리한 특혜를 복지부가 눈감아주고 있다는 점이다.

경실련 측은 공무원 수당을 보험료 산정에 반영했을 때 연간 8백억원의 재원이 확보되는데도 복지부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시정하지 않은 채 보험료 인상에만 치중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공무원뿐만이 아니다. 고소득 자영업자들 중에서는 직장에 다니는 가족에게 피부양인으로 편입해 내야 할 지역보험료를 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금융소득이나 임대소득에 대해서는 소득액이 높더라도 건강보험료가 부과되지 않아 사채업자나 건물주가 부당하게 이익을 취하는 문제점도 제기돼 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2010년 34조원이었던 건강보험 의료비 지출액이 2030년에는 162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보험료는 2011년 5.64%로 인상됐지만 지출액에 맞추려면 2030년에는 12.71%까지 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보험료 인상만이 살 길이라고 거듭 주장하고 있지만 보험료의 불공정 시비가 지금처럼 계속되는 한 국민을 설득할 명분은 점점 없어진다. 모두가 납득할 만한 징수 기준과 공정한 법 집행이 결국은 장기적으로 건강보험 재정을 지켜 나가는 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