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약국개설 '집착' 이유는
서울시병원회 집착...의협도 찬성기류 탄력
서울시병원회가 10년이 넘은 병원 내 약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25일 63빌딩에서 열린 서울시병원회 33차 총회에서 2년 임기 병원회장에 연임된 김윤수 현 회장은 올해 의료계의 가장 중요한 과제를 '병원 내 약국의 부활'이라고 밝혔다.
99년 의약분업이 시작된 이래 끊임없이 논란이 되어 왔던 이 문제를 서울시병원회에서 굳이 다시 언급하는 배경이 주목된다.
서울시병원회가 병원 내 약국 부활을 강조하는 주된 이유는 국민의 불편이다. 병원급에서는 이미 의사가 처방을 하고 원내 약국이 조제하는 사실상의 의약분업 시스템이 자리잡아 왔다는 게 병원회측의 주장이다.
현행 약사법으로는 외래 환자가 병원 밖에 있는 약국에서만 조제를 받을 수 있어 불편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의약분업 당시부터 제기돼 왔던 사안이며 병원들이 국회 상정을 요구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개정을 촉구해 왔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병원급과 동네의원, 약사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문제인 탓이다.
병원 내 약국 부활을 가장 반대하고 있는 집단은 바로 동네 의원인 개원의들이다. 약사를 고용할 돈이 부족한 동네 의원들로서는 처방전만 발행하는 것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약사들도 반대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대한약사회 측의 주장에 따르면 의사와 약사가 상호 견제하는 것이 의약분업의 존재 이유인데 병원 내 약국이 생기면 자칫 병원장이 '고용인'인 원내 약사들에게 특정 약 처방을 강요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의약분업 실시 전과 같은 과잉 처방이 다시 생겨날 수도 있다고 대한약사회는 우려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병원 내 약국 문제에 대해 병원계에게 유리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에서 병원 내 외래약국 개설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
지난해 말 의협은 언론 보도를 통해 "병의원 내에 약사를 고용해 외래약국 개설을 허용하는 것은 큰 틀에서 선택분업"이라며 "원칙적으로 의협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병원 내 약국이 서울시병원회의 바람대로 부활한다면 병원주에 의해 조제가 관리감독되어 의약분업의 의미가 퇴색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약국에서 따로 처방을 받아야 하는 방식이 국민들에게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지난 2010년 7월 한국병원경영연구원에서는 전국의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병원 내 약국 문제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그 결과 73%의 사람들이 획일적인 병원내 약국의 전면 찬성 혹은 전면 반대보다는 환자의 선택권에 맡기는 것이 옳다고 대답했다.
실제로 외국의 경우 외래환자들이 병원 내에서 조제를 받을 수도, 외부 약국을 택할 수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병원측도 약사측도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편익임을 고려, 병원 내 약국 문제에 대해 좀 더 유연한 입장을 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