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 면회금지 '얼마나' 갈까

평일 전면 금지 불편 예상...병실서 종교의식도 금지

2011-03-21     의약뉴스 정세진 기자

평일에 서울아산병원을 찾으면 방문객들은 당황하게 된다.

그 흔한 단체면회객이며 꽃바구니, 과일 바구니를 전혀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지인의 갑작스런 사고로 급히 병원을 찾았다가 면회 금지 규정에 돌아가는 사람들도 보인다.

서울아산병원은 최근 병동 내의 평일 면회를 전면 금지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따라서 하루 두 번 병원을 찾을 수 있었던 방문객은 휴일을 이용해야 한다. 면회가 가능한 휴일에도 병실에는 들어갈 수 없고 별도로 마련된 면회실이나 동관과 신관 1층 ‘만남의 장소’에서만 면회를 할 수 있다.

금지 규정은 이 뿐만이 아니다. 초등학생을 포함한 어린이, 단체면회객, 종교의식을 하는 면회객 등은 병동에 일체 들어갈 수 없다. 환자 보호자도 한 명씩만 병실을 지킬 수 있으며 교대는 허용된다.

사실 서울아산병원이 면회 자제 캠페인을 벌인 것은 신종플루가 창궐하던 지난 2009년이다. 감염을 막기 위해 병원 측은 방문객들에게 면회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면회 금지로 인해 헛걸음을 하는 이들이 나타나자 주말에 한시적으로 면회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번처럼 평일 면회 금지를 공식적으로 공지한 것은 대형병원들 중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나 다른 대학병원들은 서울아산병원의 조치에 대해 “현실적으로 힘들지 않겠느냐”는 반응이다. 친척이 병이 나거나 사고를 당하면 으레 얼굴을 비춰야 하는 우리나라 문화로 볼 때 평일 면회 전면 금지는 다소 지나치다는 것이다.

서울대학교병원의 한 관계자도 “평일 면회를 금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신종플루 유행 당시에도 면회를 금지하지는 않았으며 면회 제한 조치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서울아산병원의 입장은 확고해 보인다. 방문객들의 불만이 많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병원 관계자는 “병원이 어수선해지지 않아 오히려 환자들이 편히 쉴 수 있다고 좋아한다”고 대답했다. 의사들도 회진에 방해를 받지 않아 업무가 훨씬 수월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병원 면회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있어 왔다.

최근 다리를 다쳐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 입원중인 대학원생 김모씨는 “면회객들이 몰려오면 아이들 뛰어다니는 소리, 큰 소리로 통성기도 하는 소리 때문에 제대로 쉬지 못할 때가 많다”며 “아플 때 찾아와 주는 것은 고맙지만 어쨌든 ‘손님’이다 보니 귀찮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방문객들의 반응은 대체로 엇갈린다. “환자를 위하는 합리적 조치”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야박하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고. 서울아산병원의 평일 면회 금지 조치가 지닌 합리성이 한국 사회의 ‘정’문화와의 충돌을 어떻게 극복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