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스티븐 호킹, 신형진군의 졸업식

2011-02-28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좌측부터 여동생 ‘신나운’씨, 아버지 ‘신현우’씨, 어머니 ‘이원옥’씨, 김현숙 씨(주치의 강성웅 교수 부인), 강성웅 교수, 누나 ‘신지운’씨, 휠체어에 누운 이가 ‘신형진’씨

희귀난치성질환을 앓고 있는 한 대학생이 불굴의 의지로 학업을 마치고 컴퓨터 전문가로 사회에 당당히 나서게 되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연세대학교 컴퓨터과학과 ‘신형진’ 씨(27세)로 주변 도움 없이는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는 ‘척수성근육위축증’(SMA)으로 투병중인 가운데 입학 9년 만에 졸업장을 받았다.

많은 수업 내용과 과제로 공대 여러 학과 중에서도 소문 난 컴퓨터과학과를 전공하는 동안 신형진 씨는 안구의 움직임으로 작동하는 특수 컴퓨터를 이용하여 컴퓨터 자판을 치고, 컴퓨터 실습과제를 처리하는 등 동료들보다 몇 십 배의 노력과 시간을 기울여야 했다.

또한 아들의 학업을 뒷바라지 하기위해 어머니 ‘이원옥’ 씨(65세)는 휠체어 누워진 아들을 밀고 넓은 캠퍼스의 각 강의실을 찾아다니는 큰 수고를 했으며,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강의실 밖에서 아들을 기다렸다.

눈,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 강의실을 찾아다닐 때는 차라리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좀 더 건강을 챙기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수없이 했으나, 병상에만 누워 지내는 여느 근육병환자가 아닌 당당한 대학 졸업자로서 사회의 일원으로 서고자 하는 이들 모자의 소망을 꺾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지난 2004년 7월 친지 방문 차 갔던 미국에서 생긴 급성 폐렴으로 생긴 호흡곤란을 막기 위해 인공호흡기를 단 형진 씨는 이후 18개월 넘게 병상을 지키는 어머니와의 대화 한마디도 나누지 못하고 여느 근육병환자처럼 병상에서 젊은 삶을 마쳐야 할지도 모르는 절망적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때 주변으로부터 근육병환자가 인공호흡기 도움 없이 자가 호흡이 가능한 ‘호흡재활치료’를 하는 국내 유일의 전문가인 ‘강성웅’ 교수(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를 한번 찾아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강성웅 교수로부터 본격적인 호흡재활 치료를 받은 신형진 씨는 10일 만에 인공호흡기를 제거하고 5개월 후인 2006년 8월 어머니와 작은 목소리로나마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며, 9월에는 다시 복학하여 그토록 줄곧 그리던 캠퍼스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주치의 강성웅 교수로부터 집중적인 관리를 받으며 한 학기마다 수강 과목을 늘려가면서 입학 9년 만에 졸업학점을 다 취득하여 드디어 영예의 학사모를 쓰게 되었다.

이러한 신형진 씨의 꺾이지 않은 학업 열에 연세대학교 공과대학은 졸업식장에서 때 특별상을 수여했다.

특히 아들의 졸업을 가능케 한 어머니 이원옥 씨는 연세대학교에 학적이 없는 이로서는 처음으로 ‘명예 졸업장’을 김한중 총장이 직접 수여하는 한편, 졸업 축사를 통해 연세의 정신을 구현한 신형진 군과 어미니 이원옥 씨의 노력과 열정을 몇 번이나 언급하며 졸업을 축하했다.

이어 졸업식 이후에는 방우영 연세대 이사장과 김한중 총장을 비롯한 많은 대학 보직교수 등이 신형진 씨와 어머니 이원옥 씨에게 격려와 축하의 인사를 직접 건네며 졸업을 축하했다.

한편, 아들 형진씨 졸업을 앞두고 주치의 강성웅 교수에 대한 감사가 더욱 깊어진다는 이원옥 씨는 최근 또 다시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 후원기금 1억원과 자필 감사편지를 보내 아들의 졸업에 대한 기쁨과 함께 호흡재활치료가 널리 알려지기를 간절히 염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 교수님, 형진이가 드디어 대학을 졸업합니다. 정말 꿈이 이루어지고 하늘의 별을 따오기보다도 어려울 것 같은 졸업입니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죽음의 고비를 넘어왔는지........ 교수님을 못 만났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머리에 ‘호흡재활’이라고 띠라도 두르고 홍보하고 싶습니다. 호흡재활치료를 통해서 많은 환우들의 삶이 편안하고 좋아지기를 간절히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