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약 절대사용금지 위배 연26만건"
김명섭 의원, "국민 약화사고 노출"
2003-09-22 의약뉴스
민주당 김명섭(金明燮) 의원은 심평원이 작년 9월 서울·경인지역의 약국에서 15일간 접수된 786만여건의 처방전에 대해 미국의 약 사용 안전 기준치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최근 발표했다.
김 의원은 함께 사용하지 못 하도록 한 약들이 처방된 경우가 8%인 29만5000여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중 ‘절대 사용 금지’에 위배된 경우가 5500건에 달했고, ‘사용 금지’는 5만9000여건, 나머지 23만건은 ‘사용 주의’였다.
김의원은 "특히 항생제 ‘록시로마이신’과 항히스타민제 ‘테페나디딘’은 함께 먹으면 심장부정맥 등을 일으킬 수 있어 미국에선 ‘절대 사용 금지’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런 처방전이 1767건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처럼 ‘금기(禁忌)’된 의약품을 사용한 경우가 수도권에서만 15일 만에 5500여건이 나온 것을 볼 때 전국적으로는 연간 26만명이 약 사고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처럼 기준치를 초과해 처방된 경우가 전체 처방전의 32%인 252만여건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처방전 10건 중 3건이 기준치에 맞지 않았다는 것.
식약청의 사용 기준을 넘거나 미달된 용량으로 처방된 경우가 57.5%로 절반을 넘었고, 성인들의 사용 기준치를 초과해 처방된 경우는 12%, 어린이는 10.3%, 노인은 3.4% 등이었다.
예를 들어 중이염에 사용된 항생제 ‘세파클러’의 경우, 어린이들은 체중 1㎏당 20㎎을 사용하도록 되어 있지만, 이를 초과(간부종 등 위험 초래)한 것이 4만6천여건에 달했다.
김의원의 발표에 대해 의료계는 당황을 금치 못하고 있다. 그동안 복지부와 정부가 지속적으로 지적해 온 항생제 남용 문제가 의료계 책임론으로 부상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더불어 의사의 대국민적인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는 건이어서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의약뉴스 이창민 기자(mpman@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