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DRG 시행 반대 확산일로

"의협이 시위하면 반드시 참여"

2003-09-03     의약뉴스
"DRG는 환자에게 부실한 의료를 제공하게 될 수밖에 없는 제도다.”,"특히 진단의학 분야의 경우 다 망하도록 되어 있다.”

의료계의 DRG 전면시행 반대가 강력한 어조로 확산일로에 있다.

지난달 30일 조선호텔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명예회장 및 고문 초청 간담회에서 의료계 원로들은 DRG는 의약분업 못지 않은 의료제도의 큰 틀을 변화시키게 된다며 의료발전을 기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국민의료의 질도 떨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재정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민간의료가 90%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마음대로 지불제도를 바꾸고 총액계약제를 추진하려 하고 있다”며 “의보통합과 의약분업 강제실시에 이어 사회주의 의료제도가 정착되면 의사들은 일개 봉급자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회장은 “의료계의 단합된 의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전국 의사회 조직의 재건이 필요하다”며 “전국의사 반모임을 계기로 의협을 중심으로 한 데 뭉쳐 국민의료의 질 하락을 막고 의사의 권리를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한격부·문태준·손춘호 명예회장과 권이혁·백낙환·김순용·조세환 고문을 비롯 의협 고문단과 이채현 대의원회 의장·신상진 전 의협회장 등이 참석, 의료현안을 진단하고 향후 대처방안에 대해 조언했다.

의료계 원로들은 국민의 입장에서 의료정책의 문제점을 이해시키고 설득해 나갈 것을 의협에 주문한 후 의료정책이 바로 설 수 있도록 의협을 돕는데 앞장서겠다고 결의했다.

문태준 명예회장은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실도 뽑지 못한 상태에서 퇴원을 하라고 하는 것은 의사의 권위를 최대한 존중해 주고 있는 미국에서나 가능한 얘기”라며 “국내 의료풍토에서는 절대 환자들이 용납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승룡 고문은 “DRG를 시행하게 되면 각 과와 병원간에 내분이 일어날 우려가 있다”며 “특히 진단의학 분야의 경우 다 망하도록 되어 있다”고 걱정했다.

백낙환 고문은 “DRG는 환자에게 부실한 의료를 제공하게 될 수밖에 없는 제도”라며 “국민의 입장에서 DRG의 문제점을 이해시키고 설득해 나가야 반대의 명분이 선다”고 조언했다.

김용균 고문은 “집행부가 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준 적이 한 번이라도 있냐”고 반문한 뒤 “의협 회비를 100% 내야 하고, 교수·전공의·개원의의 힘을 모두 의협에 모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격부 명예회장은 56년 영국 유학 당시의 의료 사회화 과정에서 빚어진 마찰과 폐해를 설명한 후 “우리 사회가 40년 전 영국의 전철을 밟아가고 있다”며 “의협이 시위를 하겠다면 반드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의약뉴스 이창민 기자(mpman@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