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반변성 환자, 10년 새 7배 이상 급증
한국망막학회 6월 한달간 황반변성 질환 알리는 캠페인 활동
주로 60세 이상 노년층이 걸리는 병으로 알려진 황반변성이 4,50대 중년층까지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망막학회(회장 김하경)는 강남성심병원, 경희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주요 서울 종합병원 3곳의 10년간 내원 환자의 차트 분석 결과를 통해, 새로 발생한 진행형 황반변성 환자는 2000년 64명에서 2009년475명으로 7.4배나 증가하였고 4,50대 젊은 환자의 경우, 21명에서 187명으로 9배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조사 기간은 2000년부터 2009년까지였으며, 기간 동안 전체 황반변성 신환 환자 수는 2390명이었다. 조사 환자의 연령은 40대부터였다.
황반변성은 휘어지고 구부러져 보이는 증상이 지속되다 점차 사물이 중앙으로 뭉쳐 보이게 되고 결국, 암점이 시야를 가려 실명에 이르게 되는 무서운 질환이다.
한국망막학회는 6월 한 달을 황반변성 질환을 알리는 캠페인 달로 제정, 대국민을 대상으로 황반변성의 위험성을 알리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예정이다.
한국망막학회 강세웅 홍보이사(삼성서울병원 안과)는 “황반변성은 최근까지 60대 이상의 노년층에서 자주 발병하는 대표 노인성 망막질환으로 알려져 있었다”며, “상대적으로 젊은 4,50대 중년층에서 발병률이 급증했다는 것이 자료 분석을 통해 이루어진 것은 처음이라 의미가 매우 깊다”고 설명했다.
한국망막학회 유승영 홍보간사(경희의료원 안과)는 “최근 고지방, 고열량의 서구식 식습관이 정착화되고, 이로 인해 전체적으로 우리 국민의 비만 지수가 높아지고 있으며, 직장에서 컴퓨터를 장기간 사용함으로 인해 근거리 세밀 작업이 늘고‘고도 근시’ 환자가 늘고 있는 것도 상대적으로 젊은 4,50대 황반변성 환자가 증가하는데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황반변성 발병요인으로 흡연, 심혈관계 질환, 가족력, 인종, 자외선 등 여러 요소들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유승영 교수는 “이 같은 황반변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식습관과 과도한 자외선 노출을 피하고, 한달에 한번 정도는 한눈씩 가리고 보이는 것에 변화가 없는지를 살피며 시야에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바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근 한국망막학회에서 연구중인 황반변성VFQ Score 데이터에 따르면, 일반인의 스코어는 90인 반면, 황반변성 환자의 경우 74로 일반인에 비해 삶의 질이 매우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황반변성 환자들은 일반적인 건강이나, 시력, 일상 생활 및 정신 건강 측면에서 모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망막학회 김하경 회장(강남성심병원 안과)은 “해외에서 연구된 황반변성 환자의 삶의 질에 관한 연구를 보면, 황반변성 환자는 뇌졸중으로 10년째 거동을 잘 못하는 뇌졸중 환자와 비슷한 수준의 삶의 질로 조사됐고, 이는 황반변성 환자들의 어려움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제습성황반변성연합회의 의뢰에 따라 엑세스 이코노믹스가 조사, 지난 3월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시각장애의 사회적 비용 또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내용에 따르면, 시각장애의 직접적인 의료서비스 비용, 관련 조세, 생산성 손실, 추정 간병 부담액 등을 합산할 경우, 2010년 기준 시각장애의 질병 부담은 총 3,54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에는 4,23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황반변성으로 인한 시각 장애의 질병 부담 추정액도 2010년 기준 410조원, 2020년 470조원으로 나타나, 황반변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손실도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하경 회장은 “황반변성 환자들의 고통을 줄이고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험 급여 확대가 필요하다”며 “국내 황반변성 항체 주사 치료가 현재는 5회까지만 보험이 적용되고 있으나, 약 30% 이상의 환자들은 5회 치료 외에 추가적인 치료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황반변성은 녹내장, 당뇨병성망막증과 함께 실명을 일으키는 3대 안과 질환으로 비정상적으로 생성된 신생혈관에 의해 망막 가운데에 위치한 누르스름한 반점인 황반이 손상돼 시력이 저하되거나 실명하게 되는 질환이다.
황반변성의 치료에는 주사제와 레이저 치료, 광화학 요법 등 세 가지 방법이 있으며, 이중 주사제 ‘루센티스’는 다른 치료법과는 달리 손상된 환자의 시력을 회복시켜준다는 임상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