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예방이 최선의 치료
2003-08-18 의약뉴스
인하대 암센터의 김철수 교수는 암질환의 서두를 이렇게 시작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센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인하대 암센터는 암환자분들의 치료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한국인의 각종 호발암에 대한표준 항암치료·조혈모세포이식 등의 최신 치료기법을 동원해 암환자에게 완치의 희망을 드리려 합니다. 뿐만 아니라 진단검사의학과·방사선종양학과들의 의료진과 협진체제를 이뤄 원활한 치료를 하려 하고 있습니다."
- 암질환에 대해서 말씀해주신다면?
"암은 영어로 ‘Cancer’입니다. 이 단어는 게(Crab)를 뜻하는 그리스어 ‘Karkin-os’에서 왔구요. 히포크라테스의 저서에 보면 암에 대한 기록이 나오는데 암조직의 표면이 게 껍데기처럼 딱딱한 데다 게가 옆으로 기어가듯 암세포가 퍼지기 때문에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실제로 말기 암 환자의 장기를 꺼내보면 딱딱하게 되어있습니다. 한자어의 ‘암(癌)이라는 단어도 역시 단단하다는 뜻이죠."
- 발암과정은 어떻게 시작되나요?
"암은 밖에서 침투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몸의 세포마다 4만개씩 있는 유전자의 일부가 고장나서 생기는 병중의 하나가 바로 암입니다.
"유전자 중에는 정상 상태에서 세포의 성장과 분화를 담당하는 ‘암유전자’가 있는데 이것이 고장나면 세포가 제대로 성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증식하게 됩니다. 또, 유전자 중에는 고장난 암유전자를 수리하거나 고장난 암유전자를 갖고 있는 세포를 죽이는 ‘암억제유전자’가 있는데 이것도 고장날 수 있습니다. 암은 승용차로 치면 가속페달 격인 암유전자와 브레이크 격인 암억제유전자의 고장으로 생기는 것죠다. 유전자가 고장나 생기는 암세포는 정상세포로 돌아올 수 없으며 따라서 암을 치료하려면 반드시 모든 암세포를 제거해야 합니다."
- 암세포가 발견되면 곧바로 암질환 판정을 받나요?
"한 두 개 유전자의 고장으로 곧바로 암세포가 생기는 것은 아니며 여러 세포들이 함께 고장나서 비로소 암세포가 생깁니다. 암세포가 생겼다고 곧바로 암이 발병하는 것은 아니고 암세포가 생겼을 때 인체의 방어군인 면역계가 이를 알아차리고 죽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느 과정을 넘으면 암세포가 면역계의 ‘첩보망’을 벗어나서 서서히 증식하며 침윤·전이라는 과정을 통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게 되고 이때 암질환으로 판정 받게 됩니다."
- 조기발견이 중요하군요.
“암질환은 조기발견시 치료의 60% 이상을 장담할 수 있습니다그러므로 평소 건강검진 등 예방이 무척 중요하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강에 관심은 많지만 실제 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은 드물죠. 각자가 일상 생활에 쫓겨 바쁘게 살다보니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만 건강체크는 자신의 생명과 관련된 중요한 의무사항입니다. 좀 더 부지런해야겠지요."
- 그런데 왜 암은 수술로 제거한 경우에도‘완치’됐다고 하지 않는지요?
"암이 전이되지 않고 국소에 한정된 경우 수술로 암을 절제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수술로 암을 제거했어도 다른 부위에서 재발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는 일부 암세포가 이미 수술 전에 혈관 또는 림프관을 통해 다른 곳으로 퍼져 있기 때문인데 현재의 검사법으로는 발견되지 못합니다. 수술로 암을 제거한 경우에도 암세포가 남아 있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완치’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 재발 확률은 어느정도 인가요?
"재발 확률은 수술 받았을 시점의 암 진행 정도에 따라 결정됩니다. 의사는 암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항암요법 방사선치료 등 보조요법을 시행한다. 일반적으로 수술 뒤 5년 정도가 지나도 재발하지 않으면 ‘완치’됐다고 하지만 드물게는 그 이후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꾸준히 경과를 관찰해야 하죠."
- 앞으로 암의 정복은 가능할까요?
“과학자들이 암의 생성 원리를 밝혀낸 것은 20세기의 커다란 발자취이긴 합니다만 당분간 모든 암을 없애는 '기적의 치료제는 나오기는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유전자적 치료법이나 예방의학이 눈부실정도로 발전하고 있으므로 많은 발전이 있을것으로 생각합니다."
- 암환자의 일상생활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암환자들은 암이라는 질병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과, 질병경과와 치료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신체적 불편함 때문에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와 어려움을 겪게 되는 수가 많습니다. 어떤 경우에 있어서는 심한 불안감과 우울증, 분노를 느끼기도 합니다. 그러나 많은 암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통해 완쾌될 수 있음을 명심하시고 가능한 한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면서 희망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 끝으로 센터의 목표에 대해서 한마디 하신다면.
"저희 인하대 암센터는 암환자분들의 치료에 앞에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암으로 인한 전신적 합병증의 예방과 전문적 치료를 제공하여 암환자분들게 고통없는 생활을 하시도록 도와 드리겠습니다. 환자 중심의 진료가 바로 인하 암센터가 지향하는 목표입니다."
의약뉴스 노진헌 기자 (john@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