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자의 탈출구

2003-07-28     의약뉴스
"모든 의사들은 환자에게 유익하다고 생각되는 치료행위를 할 수 있습니다. 아니 해야합니다. 이것이 의사로서 의무이자 권리입니다."

"사실 센터에 오는 환자들 대부분은 재진이 95% 이상입니다. 기존의 방법으로 진료를 받았으나 치료에 진전을 보지 못해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우리 통합의학을 시술하는 사람들은 이런 분들에게 마지막 희망인 셈입니다. 더욱 노력하고 널리 알려야겠지요."

현재 의약계 및 일반인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통합의학(대체의학)의 거두인 가천의대 길병원 통합의료센터 이성재 교수(대한보완대체의학회 부회장)의 말이다.

- 통합의학은 무엇인가요.

"흔하게 대체의학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조금 부정확한 표현입니다. 서구의 현대 전통의학(conventional medicine)과 치료가 힘든 일부 질환 치료에서 보완하는 부분을 함께 통합의학이라고 합니다. 다소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치료효과나 안정성에 있어서 서구 전통의학을 대체할 수 있는 의학은 없습니다.

- 기존 현대 전통의학계에서 반발은 없었나요?

"환자를 치료해야 할 입장에 있는 의사들로부터 소외되고 극단적으로는 논의조차 회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왜 그런가요.

"우선 보완·대체의학이란 일정한 질환에 대해서 현대의학을 보완하는 입장입니다. 모든 질환의 주류는 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한 현대정통의학에 있습니다, 단지 현대 정통의학에도 치료에도 불구하고 호전되지 않는 질환 치료에 도움을 주는 것인데 간혹 의학의 주류처럼 착각되어 과장 전달되고 있는 면이 있습니다. 이런부분에서 반발이 심합니다."


-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도 다른가요.

"현대 서양의학에서는 항생제, 항고혈압제 처방등 환자의 증상과 비슷하지 않은 전혀 다른 방법을 사용하여 병의 원인을 없애거나 제거하는 치료방법이나 아니면 방법을 주곤합니다. 이를 이종요법 이라고 합니다. 변비시에 설사약을, 설사의 경우에 변비약을 처방하는 등입니다."

- 이종요법의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 동종요법이군요.

" 이종요법을 쓰면 증상은 억제되지만 이로써 질병이 더욱 몸 속 깊이 자리잡게되어 병이 깊어지며 치료하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에 비해 동종요법의 개념은 질병의 존재는 신체에 병이 생겼을 때 이를 억지로 없애는 행위는 자연치유를 방해하므로 효과적인 약품이란 그 약물의 투여를 통해 치료하고자 하는 질병과 유사한 증상을 나타냄으로써 질병에 대한 방어를 발동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주로 어떤 약품을 사용합니까?

"현재 미국등 통합의학의 주도적인 국가에서는 300여종 이상의 약품을 사용합니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는 70∼80여종의 약품을 씁니다. 승마 (black cohosh), 하이페리쿰, 아이소 플라범등을 주로 처방합니다.

- 승마란 어떤 생약 제제인가요?

"승마 (balck cohosh, 학명:Cimicifuga racemosa)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여러 가지 부인질환등에 치료하기 위해 쓴 것으로 1940년대 초부터 독일에서는 뇌하수체 장애의 치료, 월경·폐경등과 관련된 자율신경 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생약제제로 사용되어왔습니다. 이 제제의 장점은 부작용이 무시할 정도로 적어 안전하며 HRT 투여가 어렵거나, 약물상호작용이 우려되는 환자에게 좋은 효과를 볼수 있습니다."

- 통합의학의 단점도 있을 텐데 문제는 무엇인가요?

"통합의학또는 보완 및 대체의학에 관심있는 분들께서 염려하는 문제점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다른 부분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전문가가 아닌 비전문가에 의한 대체의학이라는 타이틀의 무책임하게 이뤄지는 비과학적이고 비의학적인 시술이 문제입니다. 기자분들도 사이비기자들 때문에 피해를 입듯이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 서양의학계와는 달리 국내에는 한의학이 일정부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어떤부분에서는 통합의학과 유사한 점도 보이는데요.

"환자의 부분적인 고통이 아니라 환자 개인과 체질적인 특성을 중요시하는 전인적인 의학(holistic medicine)이라는 점은 많이 비슷하지만 통합의학은 단일제재를 사용하고 서양과학적 전통을 따르는 것이 다르지요."

- 외국에서 25년정도 생활하셨는데 외국에선 통합의학이 어떤가요?

"저는 독일에서 학위와 진료를 해왔습니다. 제가 독일에서 공부한 것이 통합의학을 주창하는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난 200년간 동종요법 치료가 발전해온 종주국인 독일은 개업의들 중 70% 정도가 한번정도는 동종요법을 치료해본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환자들 가운데에서도 그 비슷한 수치로 효과를 인정한다는 것이지요."

- 다른나라들 말씀도 부탁드립니다.

"미국같은 경우에는 1950년경 독일로부터 많은 동종요법의사들이 건너가 급속한 발전을 했습니다. 한때 현대 서양의학의 발전으로 주춤했지만 최근 들어 다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현재는 약4000명 정도의 동종요법 의사들이 활동하며 동종요법 약품의 매출액도 매년 20%씩 증가하는 추세로 알고 있습니다. 이 같은 성장세는 동종요법의 자체의 높은 효과성도 이유이겠습니다만 1938년 이후 FDA의 승인을 거쳐 처방하도록 하는 등 정책적인 뒷받침도 큰 몫입니다."

- 국가적인 뒷받침이 중요하군요.

"물론입니다.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 의료재정난이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지 않습니까? 의료 선진국인 미국·프랑스·독일 조차도 이 문제가 심각한 수준입니다. 국내 보건재정등도 마찬가지죠. 그런데 동종요법 치료에 사용되는 비용은 현대 전통의학에 비해서 현저하게 저럼합니다. 약품또한 자연식물·광물·동물에서 생산된것이라 고가의 약품이 아니죠? 이런 동종요법의 통합의학을 뒷받침하면 전체 국민의 의료 행복지수는 당연히 높아지리라 생각합니다. 동시에 통합의학에 관심이 있는 의료인 및 환자단 시술의 객관성과 안정성을 검증하기 위한 연구소나 기관이 필요합니다. 대체의학이라는 이름하에 비전문 의료인에 의해 행해지는 비의학적·비윤리적 행위를 모조리 규제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안심을 하고 의사들이 통합의학을 시술할 수 있습니다."


의약뉴스 노진헌 기자 (john@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