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시장 혼미 업계불신 혼란 고조
최저낙찰가제 근본대책 마련여론
2003-07-15 의약뉴스
서울대병원의 경우 사상유례 없이 낙찰업체가 공급을 스스로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제약사가 저가낙찰이라는 이유로 약공급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국공립병원의 경우 저가낙찰이라도 약가인하를 하지 않는다는 정부방침이 이미 섰음에도 제약사는 약을 공급하지 않았고 결국 낙찰 도매상인 두루약품과 태경메디컬은 계약을 포기해야만 했다.
복지부는 수수방관 했으며 병원역시 제약사를 다그쳐 약을 공급하도록 유도하지 못했다. 그 이전 도매업소들은 분당서울대병원의 입찰에 참여하지 말자고 굳은 약속을 했으나 약속업체들의 거의 대부분이 응찰 현장에 나타났다.
업소간 불신이 자연스럽게 발생했다. 특히 쥴릭을 상대로 의견일치를 모으던 도매상들은 스스로 신뢰를 실추한 것에 대해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강남병원 입찰도 혼란이 재연됐다. 물량의 거의 절반을 낙찰받은 개성약품에 대해 의구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도매상들이 늘고 있다.
한 도매상 관계자는 "병원과 사전밀약이 없었다면 개성의 대규모 낙찰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병원과 개성약품의 모종의 커넥션을 기정사실화 했다.
서울아산병원 5차 입찰에서 유일하게 유찰된 일본 후지사와 제품 '프로그랍'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후지사와 사장과 병원 그리고 특정도매가 연관돼 일부러 유찰시켰다는 의혹이 그것이다.
프로그랍은 노바티스의 산디문과 같이 면역억제제로 가격은 거의 두배에 이를 만큼 비싼데 병원들이 산디문 대체약물로 많이 처방하고 있다는 것.
이 과정에서 후지사와 대표는 엄청난 판촉비를 쓰고 있으며 사전오더를 준 A 사이외의 다른 도매상이 낙찰되는 것을 고의로 방해해 유찰시켰다고 입찰에 참여한 도매상 관계자는 울분을 토했다.
이처럼 입찰을 둘러싼 병원과 도매 제약사간의 이해다툼이 첨예하게 진행되면서 과연 최저가제 낙찰제도가 적합한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저가낙찰하면 제약사가 약공급을 기피하고 정부는 이에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제도의 존속 여부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서울대병원 약공급기피와 관련된 제약사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들 제약사들의 담합이 확인될 경우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bgusp@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