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건강 박종화 약사
'약국체인 개척자 미래준비'
2002-08-21 의약뉴스
하지만 사람들은 결정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누구나 힘들고 괴로운 결정을 통해 자기의 길을 찾게 되는 것이다. 약국체인 온누리건강의 박종화 사장의 인생도 후세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참고할 만한 고뇌와 결심이 들어있다.
박사장은 배재고와 중앙대 약대를 졸업했다. 약대를 졸업했다는 것은 평균적인 삶보다는 상위의 삶을 살아 갈 수 있는 필요충분 조건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졸업과 동시에 1군에서 제일 큰 병원인 원주후송병원에서 약제과장으로 근무했다. 그 이전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다'는 인제 원통 지역의 펀치볼로 유명한 12사단에서 소위로 근무하기도 했다.
그는 약제과장을 하면서 자연스레 약에 대한 인연의 끈을 이어갈 수 있었다. 평생 약과 함께 해야 한다는 운명을 직업도 외면하지 않은 것이다. 제대 후 그는 유한양행 개발실에서 근무했다. 개국을 하지 않고 제약사에서 개발업무를 담당한 것이 지금 그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박사장은 "유한에 있을 때 개발업무를 담당했고, 그것이 지금 온누리건강 체인약국을 운영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발부에서 미국 사이나미드사의 강장제 '게브랄티' 얀센의 '니조랄' 등을 세상에 선보이는 주역으로 활동했다. 원료를 사다 직접 만들어내면서 그는 약에 있어 약사의 역할이 얼마나 크고 지대한지 깨닫게 됐다.
"당시는 카피시대였어요. 외국의 제품을 라이센싱 한 후 원료를 구입해 복제해 내는 일을 국내 제약사들이 앞다퉈 했지요. 물론 계약에는 국내에 들어오면 판권을 회수한다는 등의 조건이 붙어 있었지만 외국약에 대한 선호도는 높았지요."
유한에서 3 년간 근무했다. 제품을 보는 눈도 그때 배웠다. 한마디로 '개발'에 대한 감각이 있었다. 그는 유한에서 개발업무를 하면서 대관업무도 함께 해 복지부를 출입하기도 했다.
91년 박사장은 온누리와 운명적인 만남을 가진다. 이미 일본과 미국생활 경험으로 미래의 약국은 체인약국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있었던 터였기 때문에 온누리의 방향에 대해 적극 찬성이었다.
하지만 국내 약국 시장에서 체인사업은 약사들에게 바로 '어필'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당시는 체인이 아니어도 약업시장이 활황이었다. 약국만 열어놓으면 매출을 올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따라서 약사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데 어려움이 컸다.
하지만 미래약국에 대한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온누리 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체인 형태라기 보다는 일종의 모임형식이었지만 이들 소모임을 통해 교육과 정보교환을 활발히 진행했다.
한방교육 약국경영 임상약학 등 시대에 맞는 약사들의 요구를 충실히 따랐다. 이제 온누리는 전국 1,400여개 약국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최대 규모의 체인약국으로 성공했다.
"단순히 제품을 오더메이드해 판매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어요. 동일한 제품의 가격 뿐만 아니라 디자인 효능 등에서 우수한 효과를 인정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 점을 특히 신경을 씁니다."
그는 소규모 약국이 대형약국에 비해 제약사로부터 약을 비싸게 구입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껴 규모의 이익을 회원들에게 돌려주는데 신경을 쓴다.
"새로 약국을 오픈 하려는 약사들에게는 최단기간에 입지선택 경영분석 인적관리 인테리어 레이아웃 물류시스템 컴퓨터지원 교육 홍보 광고 등을 통해 바로 개국할 수 있도록 도와 줄 수 있는 기능을 갖춘 것이 온누리의 장점입니다."
박사장은 "약국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일을 이제 온누리가 책임을 지고 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약국프로그램인 자체개발한 '온팜'을 활용하면 약사들은 인터넷 비지니스 시대에 한 발 다가서게 될 것"이라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A/S 무한지원 본사직접 관리 등으로 의약품전자상거래가 오픈하는 11월이 되면 일본 미국 못지 않은 선진화된 약국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는 것.
그는 "온누리 체인약국은 인위적인 구성이 아니라 대세의 흐름, 시대의 조류에 부응해 이루어진 것" 이라면서 "어느 특정인의 회사가 아닌 회원의 회사라는 인식이 오늘의 온누리를 키운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인턴쉽 제도를 만들어 약대 4학년 생들을 대상으로 약국실무를 익히도록 한 것도 박사장의 아이디어다.
박사장은 "법인화시대, 약업시장 개방시대에 약사는 약국을 기업체로 인식하고 경영마인드를 확고히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경영마인드에 대한 철저한 고민이 없으면 3년내 어려움이 닥칠 수 있다" 며 "이제 약국은 약국 끼리의 싸움에서 일반기업체와의 싸움으로 변화되고 있는 시대를 맞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약분업이 약사들에게 1의 영향을 줬다면 법인화는 3의 영향을 줄 만큼 충격파가 크며 약사의 경영전문화는 필수적이고 이는 온누리 체인 약국에서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친구 몇 명이 모여서는 불가능한 일을 온누리 본부에서 다 관리해 줄 수 있다는 것. 박사장은 "다년간 선진국을 벤치마킹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며 "이제 약국은 기업, 약사는 경영자라는 인식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적절한 모델이 없어 늘 개척자의 입장에 서 있다는 그는 온누리를 통해 약국이 커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이병구 기자(bgusp@ 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