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청사이전 앞두고 불안

오송단지 이전 앞서 매각 운명

2002-08-13     의약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뒤뚱거리는 오리 신세가 되고 있다. 조직과 인력의 부족으로 허약한 몸에 '청사 이전'이라는 부담마저 가중됐기 때문.

보건복지부는 한국토지공사가 지난 6일부터 충북 청원군 오송 생명과학단지 내 3천231필지(면적 463만7천㎡)에 대해 보상을 실시함으로써 현안사업의 하나인 오송 단지 조성이 본격적으로 추진돼 2006년 준공된다고 7일 밝혔다. 이와 함께 서울시 은평구 녹번동의 현 식약청 부지의 내년 상반기 매각도 발표했다.

현 청사 매각문제는 지난해에도 불거져 나왔던 사안이다. 건설업체에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무계획적으로 아파트 등을 지어서는 안 된다'는 은평구의 반발에 부딪쳤었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중에 매각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식약청 내부의 청사 이전에 대한 시큰둥한 반응을 잠재워야 하는 부담도 남아 있다. 관련업체 및 국가기관과 원거리에 위치할 경우 업무 수행이 원활치 못할 것이라는 실무적인 판단이 이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있는 것.

식약청 한 관계자는 "막대한 행정력의 낭비를 초래하고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속출할 것이 명약관화하다"면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가뜩이나 이직률이 높아 골치가 아픈 전문인력들의 움직임도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누가 교통 불편한 '시골'로 묵묵히 따라 내려가겠느냐는 게 이들의 현실적인 이유다.

이사를 앞둔 식약청을 바라보는 한 행정 전문가는 "풀어야 할 의약품 및 식품관련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차분한 분위기를 조성하지는 못할망정 직원들을 불안하게 해서야 되겠느냐"며 정부당국의 특단을 요구했다.

김유원 기자(hj4u@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