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병원 간호사들, '참을 수 없다' 분노 폭발
하인같은 신세 전락 절규...일한만큼 보상해 달라
2008-10-16 의약뉴스 조현경 기자
고려대 안암병원 간호사들은 최근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일한만큼 연장근무시간 인정해주십시오’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연장근무시간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요구했다.
이들이 성명서를 발표하게 된 계기는 최근 고려대의료원측이 인력을 충원하는 대신 3교대 근무자의 근무시간을 변경하겠다고 나선 것에 따른 것.
의료원측은 지난달 23일 열린 9차 교섭에서 간호사들의 근무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인수인계시간을 줄이는 등 근무시간을 단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 간호사들은 “간호업무를 전혀 모르는 부서에서 만든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결정”이라며 “이로 인해 연장근무는 그대로 하면서 인정받는 근무시간만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대의료원지부 역시 “의사, 영상, 진검, 수술 등 각각의 연관부서와의 업무시간조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작 2~3명의 인력이 들어올 뿐인데 팀너싱(간호업무)이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다”며 “업무개선 없이 근무시간을 변경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고대의료원지부에 따르면, 현재 안암병원 간호사들은 ‘병원에 묶인 하인’과 같은 신세다.
이들은 출근시간보다 최소 30분 일찍 병원에 도착해 1시간 이상 연장근무를 하는 것은 기본이며, 가까스로 퇴근하는 길에 빼먹은 일은 없는지 고민하며 집으로 돌아가고, 퇴근 후에는 병원에서 전화가 올까봐 전전긍긍한다는 것.
게다가 다른 간호사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아파도 쉬지 못하고 출근해 진통제를 맞으면서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안암병원 간호사들은 성명서를 통해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해야 하는데, 기도확보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퇴근해야 한다고 거절할 수 있느냐”며 “병동을 책임지고 환자를 책임지는 간호사로서 그 상황에 바로바로 대처해야만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고대의료원지부에서는 조만간 자료 준비과정을 거쳐 연장근무시간을 인정해 달라는 의견서를 의료원측에 정식 제출할 방침이다.
고대의료원지부에서는 타 부서의 경우 특근을 올리는 시스템이 있는데 반해 간호부에는 이러한 시스템조차 갖춰져 있지 않은 실정에 분개하면서 간호부의 이같은 근무여건을 담은 자료를 문서화해 의료원측에 전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러한 요구를 의료원 측이 수용하지 않을 경우 노동부에 신고 조치를 취하는 등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사태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