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베토벤, 불멸의 10번 교향곡
베토벤의 불멸의 대작 9번 합창 교향곡은 절대 음악의 절정기를 이룬 베토벤의 교향곡 시리즈의 결정판이며 텍스트를 가진 합창과의 만남을 통하여 궁극적으로 도달한 작곡가 개인의 예술적 정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과연 베토벤은 9번을 끝으로 교향곡에 대한 구상을 끝낸 것일까?
베토벤이 9번 교향곡을 완성한 것은 1824년으로 1827년 서거하기 까지 3년의 시간 동안에도 그는 작곡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베토벤은 이 시기에 주로 현악사중주와 같은 실내악 작품에 치중하여 교향곡은 9번을 끝으로 더 이상 남겨져 있지 않다. 그러나 한 음악학자의 끈질긴 베토벤 연구로 인하여 그 동안 흩어져 있던 10번 교향곡에 대한 자료와 증언들이 퍼즐 조작처럼 연결되어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 왔다.
베토벤에 관련된 많은 증언을 남긴 카알 홀츠(Karl Holtz - 영화 카핑 베토벤의 여주인공 안나 홀츠의 모델이 된 인물)는 1822년 경 베토벤이 직접 자신에게 10번 교향곡에 대한 구상을 설명하면서 Eb 조의 느린 서주와 C단조의 알레그로로 연결되는 1악장의 주제들을 직접 자신에게 피아노로 연주해 보였다는 증언을 남기고 있다. 이 증언에 부합하는 스케치의 발견을 기초로 스코틀랜드의 애버딘 대학 교수 배리 쿠퍼(Barry Cooper)박사에 의하여 10번 교향곡 1악장의 실체가 모습을 나타내었다. 쿠퍼 박사는 500여 마디의 10번 교향곡 1악장을 연주 가능한 악보로 재현해 낸 것이다.
이 작품은 베토벤이 죽기 불과 몇 일전 그에게 10번 교향곡을 위촉했던 영국의 로얄 필하모니 소사이어티에 의하여 1988년 초연되었다. 이 공연에 대한 반응은 찬사와 비난이 엇갈렸지만 쿠퍼 박사는 청중은 박물관에서 보는 뼈대보다는 살아 움직이는 동물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며 자신의 작업이 가진 의미를 설명했다.
한국 오케스트라 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활발한 활동으로 주목 받는 지휘자 박영민과 서울클래시컬플레이어즈는 2008년 가을 정기연주회를 통하여 베토벤의 10번 교향곡을 선보인다. 렉쳐 콘서트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이미 그들의 상징이 되어 버린 “진지한 음악회” 시리즈로서 불멸의 베토벤과 그가 남긴 10번 교향곡의 흔적을 따라가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 장소 및 시간 :한전아트센터 오후 8시
SCP(서울클래시컬플레이어즈) 소개: 2003년 창단된 서울 클래시컬 플레이어즈(음악감독 및 지휘/ 박영민)는 독창적인 기획과 작품 중심의 유연한 조직으로 단시간에 국내 정상급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맑고 투명한 음색과 섬세한 리듬 감각은 오케스트라의 음색이 일반화되고 있는 국내 현실에 신선한 파장을 던지고 있다. 드라마틱 베토벤 시리즈와 브람스와 말러의 교향곡을 심도 있게 접근한 렉쳐 콘서트 등은 SCP의 목적의식을 분명히 하였으며 주요 공연장에서 시리즈 연주 통하여 전국적으로 열광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젊은 비루투오조 오케스트라"(셀린 로메로)라는 찬사와 함께 그 뛰어난 리듬감과 음색을 인정받았으며 다양한 음악적 형태에 따라 SCP Soloists, SCP Modern, SCP Baroque 등으로 특화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