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정부 협상력이 선거결과 좌우"

의협 선관위 회장 후보 연설회

2003-02-21     의약뉴스
의협 선관위는 20일 의협 동아홀에서 후보자 합동연설회를 개최하고, 각 후보들의 정견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6명의 후보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연설회는 회원들의 참석 열기가 그다지 높지는 않았지만 후보자들의 열띤 경쟁으로 시종 고조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주최측이 제시한 주제는 첫째, 대외적인 정책으로 국민과 함께 하는 의협을 만들 방안, 둘째 대내적인 정책으로 회장이 돼서 반드시 해야하는 한 가지 정책 이었다.

주신구 후보는 정부와의 협상력을 강조하며 줄건 주고 받을 것은 받아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해 주목 받았다. 예를 들어 대북 의료지원을 한다면 그냥 할 것이 아니라 의사를 비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주 후보는 또한 제약사 영업 조직 등을 활용해 의협의 회무를 회원들에게 직접 전달할 오프라인 조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재정 후보는 공중파 방송사와 정부기관이 함께 하는 의료 이벤트를 자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무료 진료라든지, 성인병 예방 활동을 하되 국민보건 차원에서 정부와 협력하고, 방송사를 끌어들여 홍보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또 '개악된 의료법'을 바로 잡지 않으면 의사가 사기죄 고소와 면허취소를 당할 처지에 놓였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마지막 수단으로 위헌 제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윤철수 후보는 정부의 각종 위원회에 의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의협을 위한 정책을 생산해 내는 것이 다름 아닌 '협상'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문가를 기용해 사안마다 적시적절한 명확한 근거를 가진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또 보건복지부를 보건부와 복지부로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보건소가 의원의 영역을 침범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신상진 후보는 현재 의료계를 위협하는 여러 현안이 산재해 있다고 말하고, 자신의 노력으로 의료기사 단독 개원 입법이 무산됐으며, 의협에 협조적인 야당의원들에 의해 곧 의료분쟁조정법이 입법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타 후보들은 주목받을 만한 발언을 찾아보기 힘들었고, 현 의협 집행부의 잘못을 성토하거나, 자기만이 적임자라는 주장만을 되풀이 했다.

이 날 주신구 후보는 시종 패기 있는 태도로 자신의 주장을 밝혔으며, 김재정 후보는 관록과 연륜을 보이려고 노력했다.

신상진 후보는 회장 재임시의 업적을 알리려는데 주력했고, 윤철수 후보는 수많은 정책 사안들을 제시하며 자신의 이해력을 돋보이려 애썻다.

우종원 후보는 작지만 힘있는 목소리를 내려 했으며, 최덕종 후보는 투사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플로어의 질문 내용으로는 직능분업, 당선후 인재 등용, 대정부 협상능력 등이 제시됐고, 각 후보들은 직능분업 반대, 폭넓은 인재 등용, 협상능력 충분 등 일관되게 답변했다.

한편 연설회 중간 중간 후보자들은 본보에서 최근 우려했던 반쪽 짜리 선거에 대해 지적하는 발언이 나왔고, 한 후보자가 의협을 팔아 갤럽에 여론 조사를 의뢰했던 것이 폭로되기도 했다.

이 날 연설회는 참석자는 많지 않았으나 대부분 끝까지 자리를 지켜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창민 기자(mpman@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