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량신약 의지 꺾고 보험안정도 실패"

유한 한미 보령 등 후속사들 긴장

2007-10-05     의약뉴스 박영란 기자

플라빅스 개량신약 ‘프리그렐’ 비급여 사태로 개량신약개발 주력 기업들이 충격에 빠지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클로피도그렐 황산수소염 제제인 사노피의 '플라빅스 정'은 지난해 국내 생산액이 1,800억 원을 상회, 국내 생산실적 1위를 기록한 초대형품목. 따라서  개량신약이 나올 경우 보험재정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하지만 프리그렐에 제네릭 최저가 이상은 부여하기 힘들다는 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 이 고집을 꺽지 않아 지난 2일 종근당과의 약가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이에따라 정부가 과연 보험재정 안정에 기여할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일고 있다.

업계는 개량신약의 가치를 인정해 주지 않는 공단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한미 FTA이후 국내 제약사를 보호 해야 한다는 취지와도 연관성이 없어 앞으로 공단은 쏟아 지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단 관계자는 4일 의약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업체 측에서는 엄청난 개발 비용을 투자해 안전성, 우수성을 향상시켰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입증할 객관적 자료가 미비하다. 약의 효능에선 일반 제네릭과 엇비슷한 수준”이라는 등의 기존 입장만 되풀이 하는 경직된 사고를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개량신약을 개발하려는 업체의 의지를 꺾고 있고 보험재정 안정 역효과를 가져오는 등 공단이 져야할 책임은 더 커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의 한 관계는 "이번 공단의 결정은 개량신약의 의지를 꺽은 것은 물론 보험재정 안정에도 실패한 것" 이라고 혹평했다.

한편 프리그렐 급여 재평가를 받으려면 종근당이 다시 공단 측에 재평가 신청서를 접수, 심사를 받아야 한다. 공단이 앞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부…개량신약 인정 조건 좀 더 까다롭게

개량신약이 이번 프리그렐 비급여 사태를 기점으로, 달라진 정부방침을 엿볼 수 있는 시금석이 되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개량신약은 그동안 약물경제성 평가를 적용 받지 않았다.

정부가 급여여부 및 약가협상에서 개량신약이라는 타이틀 자체보다 실질적인 약의 효능에 중점을 둬, 개량신약 인정 조건을 좀 더 까다롭게 하겠다는 것.

이는 2005년 전체 의료비 중 29.2%에 이르렀던 약제비 비중을 2010년까지 24%까지 낮춰,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시킨다는 ‘5·3약제비 적정화 방안’(올 1월부터 시행)의 연장선상이란 분석이다.

◇개량신약 개발사…앞으론 효능에 초점

유한양행 개발팀 관계자는 향후 플라빅스 개량신약 개발 주안점과 관련해, “프리그렐 사태로 보아, 개량신약 개발이 앞으로 더욱 힘들 것 같다. 향후 효능을 향상시키는데 주력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제형 변경을 통해 흡수율·용해율을 끌어올려 복약순응도를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은 현재 임상시험계획신청 준비 단계에 와 있다.

보령제약 개발팀 관계자는 “내년도 출시를 앞두고 플라빅스 개량신약을 준비 중이다. 임상 시 효능에 중점을 둘 것이다”고 전했다. 경동제약 관계자도 “효능 업그레이드에 주안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경동은 자사 개량신약 2호로 기록된 플라빅스 개량신약을 내년 상반기께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최근 “2006년 전임상 시험을 마치고, 현재 임상시험 완료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미약품의 플라빅스 개량신약은 현재 허가신청에 들어갔으며 내년쯤 출시를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