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과, '혹떼려다 혹붙여' 맞소송 위기

유한양행 일동제약 등 70개사 대응준비

2007-08-28     의약뉴스 박영란 기자

LG생명과학과 유한양행, 일동제약 등 70여개 제네릭 발매사들이 ‘자니딥 특허소송’을 놓고 힘겨루기가 시작된 가운데, 국내 제약업체 간 맞고소 조짐이 일고 있다.

‘자니딥’은 2000년 제품 출시 이후 매년 급속히 성장, 화이자의 ‘노바스크’에 이어 국내 고혈압 치료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2005년 470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제네릭이 출시된 2006년에는 4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업계에 따르면  '자니디핀정'(유한양행), '에라크핀정'(종근당), '레칼핀정'(일동제약), '레자딥정'(진양제약), '레니원정'(대원제약), '카디핀정'(수도약품) 등 70여개 제약사가 자니딥 제네릭을 발매 중이거나 발매 예정으로 전해졌다.

◇특허인정이냐 vs 에버그리닝 전략이냐

LG생명과학은 자니딥이 PMS(Post Marketing Surveillance; 판매후 조사) 기간이 만료 되어 지난해 3월 제네릭이 출시되었으나, 지난 12월 결정형에 대한 특허(KR667687)를 취득함에 따라 제네릭 제품에 대해 법률적 제제에 착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자니딥의 결정형에 대한 특허가 출원 중인 상태에서, 제네릭사들이 특허등록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도 적정약가 확보를 위해 작년 3월부터 출시를 서둘렀던 것으로 보인다는 게 회사 측의 주장이다.

LG생명과학측은 "이미 내부적으로 법률적 검토를 마치고, 경고장 발송 및 일부 제약사를 대상으로 특허침해 소송을 진행 중이며, 추가적으로 다른 회사들에 대해서도 소송을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반면 70여개 제네릭 발매사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가운데, 내부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논의 결과에 따라선 “허가 이후에 받은 특허에 대해선 인정할 수 없다”며 에버그리닝 전략의 부당함을 법원에 호소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28일 전화통화에서 LG의 특허소송 건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긴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LG…고용량 마케팅으로 ‘제네릭 방어’

LG생명과학은 ‘특허침해소송’과 함께 ‘고용량 마케팅’으로 제네릭을 방어한다는 전략이다.
강력한 효능와 함께 안전성까지 입증됐다는 점에서 제네릭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시장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것.

회사는 이달 10일 ‘자니딥 20mg’을 발매, '두 자리 수 이상의 보다 강력한 혈압강하효과'와 '중량에 따른 부작용이 적어 노인환자에게 효과적'인 점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에버그리닝 전략 : 다국적 제약사들은 일명 ‘에버그리닝(evergreening)’ 전략을 통해 국내 제약사들의 제네릭 시장 진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해 왔다.

이른바 에버그리닝은 특허보호를 강화해 독점기간을 연장하는 전략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A라는 물질을 특허 등록할 경우 수년 뒤 A에 B라는 물질을 합성한 A+B 특허를 추가 등록해 A의 특허 기간을 연장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