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연세의료원, 여성 노동자 인권 심각
JCI 통과는 직원 희생 결과물 ...간호등급 1등급 아니다
2007-07-25 의약뉴스 김선아 기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김선희 국장은 25일 의약뉴스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병원 노동자 중 80%에 가까운 여성 간호사의 처우 및 노동환경이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불규칙한 교대근무와 수납업무의 인력 부족으로 여성 노동자의 건강에 적신호를 가져왔으며, 소수인력 배치로 인해 화장실에 갈 시간조차 없이 일하다가 방광염에 걸린 사례도 있다”며 “특히 병원 직원들의 작업복을 병원에서 세탁할 수 없어 감염원이 될 수 있는 작업복을 집에서 세탁해야 해 직원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감염에 무방비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는 환자중중도와 병원규모면은 삼성서울병원이나 현대아산병원 등 재벌병원과 비슷하면서 인력은 따라가지 못하는 기형적인 구조에서 온 문제라는 것.
김 국장은 “연세의료원과 같이 규모나 환자의 수용이 많은 병원이 간호등급제가 1등급이 아니다”라며 “이는 간호인력 한 사람당 돌봐야 하는 환자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곧 환자에게 불이익이 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어마어마한 시간외 근무와 근무 후 교육에 투입되는 간호사들의 인권이 무시된 채 일만 하는 기계로 치부되고 있다는 것.
이와 함께 “연세의료원이 국내 최초로 국제의료기관평가(JCI)를 통과한 것은 노동자를 혹사시키고 무리한 새 병원 증축으로 인한 직원들의 희생의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어떤 병원에서도 시작하지 않은 JCI 인증을 위해 2005년부터 인력이 부족한 상황을 무시하고 미국병원 수준의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특히 “파업 첫날 오전에 발생한 여성노조 조합원 감금사건은 여성노동자의 인권을 유린하고 무시한 대표적인 사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업이 시작된 첫날 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있는 조합원을 만나 상황을 설명하고 동참을 부탁하는 노조 여성간부를 병원 경영진인 소아외과 교수가 손목을 잡아끌어 방안에 감금한 것.
김 국장은 “이는 그동안 쉽게 이뤄져왔던 의사들의 일반직원에 대한 무시가 표현된 것이며 여성간부이기 때문에 고민 없이 쉽게 언어폭행과 감금을 감행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 여성노동자가 대부분인 병원에서 권위적인 의사들의 언어폭행이 만연해 모멸감을 느껴도 저항할 수 없는 구조가 이 사건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이어 “연세의료원노조의 요구수준은 최근 협상을 끝낸 보건의료노조와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노조의 숙원사업인 유니온 숍, 조합원 교육시간 확대, 복지기금 운영 등을 양보할 뜻도 내비쳤는데 사측에선 적극적인 협상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의료원 관계자는 “간호등급 1등급 상향 조정을 위해서는 간호사 160명을 추가 채용해야 하고 기준병상 역시 세브란스병원이 전체 병상의 54%를 운영해 서울대(50.1%)와 삼성서울병원, 아산병원(51%)보다 비율이 높다”면서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