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스없는 무혈 방사선 종양 수술
종양 추적에 미사일 항법기술 적용
2003-01-21 의약뉴스
원자력병원 류성렬 박사팀은 국내 최초로 방사선 무혈수술장비 사이버나이프(CyberKnife)를 이용하여 지난해 6월부터 12월말 까지 133명의 종양환자를 대상으로 방사선 수술을 시행한 결과, 종양 제거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일반 방사선 치료는 종양세포를 대상으로 1회에 작은 양의 방사선을 5주∼8주 동안 반복하여 분할 조사하여 암세포를 파괴시키는 치료법이다.
이는 암세포가 넓게 퍼진 부위나 주위로 침윤한 경우에는 효과적이지만 주변의 정상조직이 함께 방사선에 노출되는 문제가 있다.
사이버나이프 방사선 수술은 고용량의 방사선을 1회 또는 2∼3회에 걸쳐 조사하여 암세포를 괴사시켜 메스를 사용하여 수술한 것과 같은 치료효과를 얻는 치료법이다.
사이버나이프는 고용량의 방사선을 사용하므로 정상세포를 보호하기 위하여 한 번에 수백개의 방사선을 3차원 방식으로 한 곳에 집중하며, 방사선에 약한 안구, 내장, 중추신경 등 정상 장기를 피할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한다.
그러나 종래의 방사선 수술은 종양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위하여 침습적인 고정틀을 사용해야 하고, 크기가 크거나 불규칙한 모양으로 주위에 침윤하는 종양에서는 치료 효과를 얻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치료대상도 머리부분에 국한되는 문제가 있다.
원자력병원은 일반 방사선 치료와 종래의 방사선 수술의 단점을 보완한 새로운 개념의 방사선 수술장비인 사이버나이프를 국내 최초로 도입하여 과거에는 시도하지 못한 전신 어느 부위의 암도 치료할 수 있게 되었다.
사이버나이프는 크루즈 순항미사일이 목표물을 찾아가는 것과 같은 최첨단 영상 유도기술로 병변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 로봇 팔에 장착된 선형가속기로 1,296개의 방향에서 병소 부위에만 작은 방사선 점(pencil beam)들을 집중적으로 조사하여 치료하므로 정확성과 안전성을 유지하며 방사선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사이버나이프 수술로 치료한 환자를 살펴보면 뇌종양 56명, 두경부종양 19명, 체부암 21명, 척추종양 24명, 골반종양 13명으로 총 133명을 치료했다.
기존의 방사선 수술장비로 치료하지 못했던 암을 사이버나이프로 수술한 환자는 전체 암환자 중 58명으로 44%로 나타나 뇌종양과 두경부 종양뿐만 아니라 전신에 걸쳐 발생한 암도 치료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와 같이 사이버나이프는 뇌종양, 이비인후과 종양, 뇌혈관질환, 뇌기능성질환, 척추종양, 척추혈관질환 뿐만 아니라 침윤과 전이가 없는 흉부, 복부 및 골반암을 치료할 수 있다.
사이버나이프 수술결과, 기존 방사선 수술장비로 치료가 어려운 척추 종양, 국소성이 강한 전신의 암도 치료할 수 있었고, 종양제거 효과도 탁월할 뿐만 아니라 정상조직의 손상도 없었다.
사이버나이프는 고정틀을 사용하지 않아 외상이 없고, 일반적인 방사선 치료에 비해 치료기간이 짧아 편리하며, 외과적 수술을 병행하였을 때 나타나는 출혈, 감염 및 합병증의 위험도 없다.
또한 입원하지 않고 외래 방문으로 1회 또는 2∼3회로 분할치료가 가능하여 환자가 편리한 시간에 치료받은 후 신속하게 정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이버나이프가 개발된지 10년 정도로 임상에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은 5년여 밖에 안되고, 임상실적이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과거에 치료 후 재발된 경우와 이미 다른 치료법으로는 치료가 어려운 경우의 환자를 우선 대상으로 선택하여 시술하고 있다.
원자력병원은 앞으로 초기 암의 경우 주위 전이가 없고, 국소성이 강한 경우에 우선적으로 사이버나이프 수술를 시행하여 점진적으로 다양한 부위로 확대하여 시술할 계획이다.
이창민 기자(mpman@newsmp.com)